[화천군뉴스] 야생동물 생태학적 원리 무시한 화천지역 ‘멧돼지 차단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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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위해 철망 울타리 설치
5년 지나면서 다른 야생동물 생태계 파괴 심각
환경단체 “부분 또는 완전 철거 서둘러야” 주장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설치한 철망울타리가 다른 야생동물의 발을 묶어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철망울타리가 풀로 뒤덮혀 있다. 화천=장기영기자

【화천】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해 설치한 철망 울타리가 오히려 다른 야생동물의 발을 묶는 등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화천 곳곳에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해 울타리가 설치돼 있으나 산양 등 다른 야생동물의 이동까지 제한해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평화의댐에서 안동철교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에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멧돼지 차단 울타리의 뚫린 곳으로 나왔다가 길을 헤매는 장면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산양이 차단 울타리의 뚫린 곳으로 나왔으나 다시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해 도로에서 돌아다니는 이런 모습은 백암산케이블카로 진입하는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산양은 산에 서식하다 계곡으로 내려와 물을 먹고 다시 산으로 올라가곤 했지만 5년 전 도로를 따라 설치된 울타리로 인해 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거액을 들여 설치한 울타리가 산양을 비롯해 다른 야생동물의 이동을 제한, 종 다양성 감소와 더불어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산양의 사체와 다른 야생동물의 사체가 차단 울타리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차단 울타리를 부분 개방하거나 완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단체 관계자는 “멧돼지 차단 울타리를 설치할 때 다른 야생동물의 생태계 연결성과 회복성 등 생태학적 원리를 고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화천군과 환경부가 2019년부터 화천에 설치한 차단 울타리는 모두 35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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