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뉴스] “내년에 또 올게요” 홍천 외국인 계절근로자 출국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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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외국인 계절근로자 1200명 무단이탈 0명
근로자 성실성 등 만족도 높아 ‘재매칭’ 사례 늘어

◇홍천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근무를 마치고 17일 홍천축산농협 갈마로지점 앞에서 출국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농가주들도 나와 근로자들을 배웅했다. 사진=신하림기자

【홍천】 17일 오전 홍천축산농협 갈마로지점 앞.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3대 주변에 캐리어를 든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107명이 모였다. 올 상반기 입국해 3~6개월간 농가에서 근무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행렬이었다. 올해 홍천에 들어온 필리핀, 베트남 출신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1,214명. 이 중 300여명이 1~8차에 걸쳐 출국했고, 이날은 9차 출국이 이뤄지는 날이었다.

농가주들은 함께 일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안으며 “잘 지내라”고 인사했다.

탁석채(65·내면 자운2리)씨는 “오늘 3명이 떠나는 데 성실하게 일해 정이 들었다”며 “오이 농사를 접을까 고민했는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일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심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면 오이작목회 회장인 이광재(56)씨도 5개월간 일한 레이 마트(33)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 끌어안고 인사했다.

◇내면 오이작목회 회장인 이광재(사진 오른쪽)씨와 이 씨의 농가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인 레이 마트씨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하림기자

근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도 표정이 밝았다.

내면에서 배추, 감자 농사를 지은 이스라엘(37)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승규씨의 농가에서 일했다. 농가주와 호흡이 잘 맞아 서로 함께 일할 의사를 밝혔고, 군도 이에 맞춰 배치했다. 이스라엘 씨는 “부모님처럼 대해주는 농가주에게 고마웠고, 이번에도 감자·고추 심기 등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홍천에서 일한 이들도 재입국 의사를 밝혔다. 2명의 자녀가 있는 몬치토(39)씨는 “한국에서 처음 일했는데 월급이나 근무·생활 여건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며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됐는데 다시 홍천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천은 올해도 질병 등의 이유로 자진 출국한 40여명을 제외하고 무단 이탈자는 현재까지 0명이다. 필리핀·베트남 현지 지자체와 협력해 근로자를 선발하는 시스템 덕분이다.

군 관계자는 “강원도 최대 규모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받아도 이탈 없이 마칠 수 있는 것은 농가주, 근로자, 지자체 등 여러 주체들의 협력 체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근로자와 농가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꾸준히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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