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특집]카페부터 축제까지 ‘춘천E컵’으로 일회용컵 사용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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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해법을 제시한다]
최악 폭염 춘천 탄소중립 박차
영서 평균기온 0.9도·폭염일수 4.4일 증가
‘폭염지속 기간 도내 최장’ 춘천시 · 시민단체 기후 대응 적극
E컵 사용 8개월새 5배 증가 …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권장
이상기후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유례없는 폭염·폭우·혹한·산불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지만 우린 정작 기후위기가 가져오는 변화에 둔감하다. 지난 9월 말까지 무더위에 치를 떨었지만 선선해진 날씨에 금세 다시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고 만다. 그래서 탐구범위를 우리가 사는 동네로 좁혀봤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원장:김동일)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토대로 강원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변화를 알아보고,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의 사례를 짚어본다.
■강원도 영서지역 기후변화 더 심각=강원특별자치도는 한반도의 척추인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쪽은 영동지방, 서쪽은 영서지방으로 크게 구분된다. 영동은 동해바다와 맞닿아 해양성기후에 가까운 기상 특성을 보인다. 반면 영서는 한반도 내륙에 위치해 대륙성기후를 보인다. 바다는 비열이 크기 때문에 온도변화가 다소 느리다. 그러다 보니 기후의 변화 역시 영동보다는 영서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기온은 영서 지역이 평년보다 0.9도 높게 나타났고, 영동은 0.6도 높아졌다. 폭염일수로 보면, 영서지역 경우 최근 10년간 평년(10.1일) 대비 4.4일 늘었으며, 영동은 평년(7.3일)보다 3.9일 증가했다. 영서지역의 기후변화가 영동보다 빠른 셈이다. 강수량 역시 영서지역의 변화가 더 급격하다.
2023년 5월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춘천의 한 저수지. <강원일보DB>
■강원 이상기온 피해 면적 전국서 가장 넓어=강원도는 산불, 산사태, 미세먼지, 폭설, 가뭄 등 대부분 기후재해로 인한 피해에서 전국 상위권이다. 폭설 피해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폭염에 인한 온열질환자 비율, 폭우 피해 등도 전국 2~3위권이다. 특히 산불 피해 면적과 산사태 면적은 전국에서 가장 넓다. 원주, 춘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특정시기 수도권 수준에 육박한다. 생태계 파괴도 심각하다. 구상나무 등 고산식물, 천연기념물 열목어 등 낮은 기온을 선호하는 동식물의 서식지가 점차 위축되고 있으며, 아열대성 해충 증가로 소나무 숲 등 산림생태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올해는 ‘극한 호우’로 영서지방이 몸살을 앓았다.
■도내 가장 길어진 춘천 폭염지속일수 =주목해야 하는 것은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한 날짜 수다. 급격한 기후변화의 척도이면서 위기의식을 가장 체감할 수 있어서다. 앞에서 영서지방의 기후변화가 더 급격했음을 확인했다. 영서지방에서도 춘천의 변화가 극적이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이 10년을 주기로 춘천지역 평균기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춘천의 ‘폭염일수’는 1980년대 평균 9.9일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 들어 평균 14.0일로 훌쩍 뛰어올랐다. 특히 폭염의 지속 기간을 나타내는 ‘폭염지속일수’의 경우, 춘천은 최근 10년 평균 폭염지속일수가 일로 평년 대비 2.6일 증가해 강원지역에서 가장 긴 것으로 집계됐다. ‘열대야 일수’를 보면 차이가 더욱 명확하다. 1980년대 춘천의 열대야 일수는 1년에 평균 0.9일에 불과했다. 당시 열대야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평균 2.5일로, 2010년대 평균 7.5일로 급격히 상승했다. 최근들어 그 변화가 더욱 심각하다. 최근 5년간 폭염일수는 평년(11.4일) 대비 약 1.6배 높게 나타났으며, 열대야 일수는 10.4일로 약 2.6배 증가했다.
다회용컵으로 커피 마시는 '춘천E컵'■춘천시 다회용기 사용으로 탄소중립 박차=춘천지역은 기후변화에 대한 체감도가 큰 만큼 지자체 및 시민사회단체 모두 피해 예방 및 저감 대응에 적극적이다. 춘천시는 지자체 ESG 평가에서 도내 유일 A등급을 기록할 정도. 춘천의 여러 시책 중 ‘춘천 E컵’은 유명하다. 춘천 E컵은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컵 지원사업으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춘천 E컵의 사용량 실적을 보면 올해 1월 1,500개에 불과했지만 매달 꾸준히 늘어 지난 8월에는 5배 증가한 7,250개로 집계됐다. 계절적 영향을 감안해도 증가 폭이 크다. 카페에서 시작해 마라톤대회, 대학 축제 등 각종 행사로 확대되고 있다.
시는 또 올해 들어 지역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올해 1월 지역 장례식장에서의 다회용기 사용량은 3만 3,000여 개. 하지만 지난 9월 사용량은 23만 7,000개로 8개월 만에 실적이 7.2배 급증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기후위기 대응은 작은 실천부터 시작된다”며 “다회용기 사용에 시민들이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춘천 석사천 재즈페스타 행사장에 설치된 다회용컵 수거대.춘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모습춘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춘천E컵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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