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신호등]배달수수료가 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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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비용으로만 매달 300만원 넘게 나가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습니다”

도내에서 2년여 간 중국집을 운영해 온 A씨는 일단 올해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최대한 버텨보기로 했다. 짜장면과 탕수육 1인 세트 총 2만원 주문을 받게 되면 배달앱 중개료는 1,960원(9.8%)이 들고, 점주 배달비 명목으로 수수료가 2,000~3,000원이 들어간다. 또 결제 수수료와 부가세 등까지 전부 합하면 6,000원이 넘게 배달비로 빠진다. 음식값의 30%가 순전히 배달비로만 나가는 셈이다. 여기에 가게를 앱에 노출시키는 ‘울트라콜’(깃발 광고비)까지 매달 17만6,000원이 나간다. A씨는 “음식 재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매출은 줄고 있는 터라 배달 수수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하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에 배달앱을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를 운영 중”이라고 토로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음식값보다 배달 수수료라는 ‘배보다 배꼽’ 문제로 하소연 하고 있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음식 금액대별 배달앱 비용을 추산한 결과 1만원은 46%, 2만원은 30%, 3만원은 24.7%의 배달 관련 비용이 점주에게 전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2만원 치킨을 배달앱으로 팔 경우 점주수수료·결제수수료·부가가치세 등 2,820원이 빠져나가며, 플랫폼 업계가 부담시키는 2,900원의 배달료까지 포함시 6,000원의 수수료가 빠지는 셈이다.

이처럼 대다수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직접 배달하는 업주도 늘고 있다고 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배민 사장님’ 앱의 일간 사용자 수(DAU)는 평균 15만8,8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400명(10.9%) 줄었다. ‘배민 사장님’은 점주 전용 앱으로 배달의민족 주문 접수를 위해서는 필수다. 이처럼 감소세를 보인 것은 폐업도 있겠지만, 배달 플랫폼을 떠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영업자와 배달앱 운영사와의 수수료 갈등은 극에 치닫고 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가 지난 30일 9차까지 이어졌지만, 논의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수료 등 입점업체의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이 벌써 9번째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공익위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다시 한번 상생안을 마련하고 다음달 4일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는데,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이 줄다리기 싸움만 하는 사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런데도 배달앱들은 점주들에게 “소통하고 배려하는 중”이라는 아이러니한 입장을 내세우니 업주들은 한목소리로 ‘기가 찬다’는 입장이다. 배달앱들이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면서 업주들의 이익이 감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결국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이번 상생협의체 결과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루 빨리 진심으로 ‘배려’하는 상생안을 도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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