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속보=춘천시와 춘천시의회가 세계태권도연맹(WT)본부 건립 사업의 국비 불용 위기(본보 지난 22일자 16면 보도 등)를 키운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선 8기 시정 핵심 현안인 WT본부 건립은 지난 19일 의회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안건이 삭제되며 처리가 미뤄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국비 교부 마감 기한이 다음 달 초순으로 임박한 시점에서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지역 체육계에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 다수 당으로 화살이 집중되는 상황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2일 자료를 배포, “‘특정 기한까지 의회 의결을 받아야 문체부에서 보조금을 교부해주겠다’는 시의 주장은 의회의 고유 권한을 중앙 부처에서 사실상 강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시가 문체부를 내세워 의회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시의 책임을 주장했다.

이어 의회는 지금까지 시가 보조금 교부를 신청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국고보조금법에 따라 문체부는 시의 교부 신청을 근거로 교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의회 의결을 조건으로 부가할 수 있지만 신청 단계부터 조건을 강제할 수 없다”며 “보조금 교부 신청부터 선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의회는 시가 올해 정리 추경 시점에 와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뒤늦게 제출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시는 이 같은 의원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시는 “보조금관리법상 보조금 신청서식, 첨부 서류, 제출일 등 필요 사항을 중앙관서의 장이 정할 수 있다”며 “정부 부처 협의 조건을 충족한 후 부처 공문이 내려오면 신청하는 것이 절차로 시의 미신청을 지적하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제출이 늦었다는 지적에 시는 “공유재산관리계획은 투자 심사를 사전 행정절차로 규정하지 않지만 의회가 그동안 투자심사 결과 첨부를 요구해왔고 시는 마찰을 피하고 협력하려 이를 따랐다”며 “지난 9월 정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뒤 계획안이 상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시와 의회가 충돌을 거듭하면서 양측의 협치 구도는 균열이 커지고 있다. 의회는 다음 달 2일부터 정례회를 열어 2025년도 당초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