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신호등]경제의 봄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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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홍예정 차장

“앞으로 희망적인 기사 많이 부탁드립니다”

강원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소상공인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기자 역시 그렇게 하겠노라고 호기롭게 약속하곤 했다.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가라앉은 지역 경제가 더 나빠지겠나, 회복할 일만 남았겠지.

그러나 고물가·고금리에 이어 탄핵 정국까지 덮치면서 강원 경제가 끝모를 침체의 늪에 빠졌다. 취재원들에 드린 약속이 무색하게 매일 희망이 아닌 절망을 쓰고 있다.

내수한파가 길어지면서 강원지역 제조업은 물론 골목상권까지 모두 얼어붙었다.

이로인해 도내 산업생산·소매판매·건설수주 지표가 동반하락했다. 도내 산업활동의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제조업 취업은 지난해보다 2,000명 감소하며 1년6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건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주택 건설 인허가와 착공이 줄면서 건설수주가 1년 전보다 20% 넘게 감소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한달 새 40.6% 늘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역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놓여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탄핵 정국 등의 악재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는 10월 첫째주부터 9주 연속 하락행진 중이며, 전세가격 역시 보합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소비심리, 입주전망 등 부동산 관련 지표가 곤두박질쳤다.

강원지역 상장사는 국내 증시 급락 여파로 주가가 떨어지는 등 타격을 입었다. 도내 상장기업들은 최근 해외 수출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는 등 상승가도를 달리던 중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재선에 성공,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내 수출기업들의 우려 마저 커진 상황이다.

최근 진행된 도내 기업 간담회에서도 기업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청년 인력 부족, 판로 확보 어려움 등 고질적인 애로사항에 재직 인력 지원, 중견-중소기업 교류의 장 확대 필요성 등이 추가됐다.

이처럼 강원지역을 비롯한 전 국민이 경제를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비상계엄 선포 등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침묵과 회피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선거철마다 경제 회복, 민생 안정을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위기상황일수록 국가가 나서서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나라의 혼란을 불러일으켜서는 안될 일이다.

노벨수상자이자 스타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고별 칼럼에서 “세계 곳곳에서 극단적인 분열과 대립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엘리트 계층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은바 있다.

서민경제와 지역경제는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이들이 흔들린다면 결국에는 나라의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강원자치도를 비롯해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혼란을 잠재우고 경제 회복 대안에 머리를 맞댈 때다. 여러번의 민생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으니 경제의 봄이 하루빨리 찾아올 수 있도록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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