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건이 27일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른다. 헌재가 다루는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소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연다. 변론 준비기일은 변론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일반적으로 양쪽 대리인이 출석, 탄핵소추안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과 입증 계획을 밝힌다. 탄핵심판 피청구인에게 출석 의무는 없어서 윤 대통령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은 수명재판관인 양구 출신 정형식· 화천 출신 이미선 재판관이 진행한다.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약 2∼3회 준비 절차를 거친 뒤 본격 변론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대리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윤 대통령 측이 불출석할 경우 절차가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불출석할 경우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단으로부터만 기본 입장과 입증계획 등을 듣거나 다시 기일을 잡고 윤 대통령 측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하루 앞둔 26일까지 헌재에 아무런 서류를 내지 않았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정기 브리핑에서 "지난 24일 국회 소추위원 측은 서증과 증인 신청 등이 포함된 입증계획과 증거 목록을 헌재에 제출했다"며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접수된 서면은 없다"고 밝혔다.

또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서류가 접수되지 않았는데도 내일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일은 예정대로 열린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준비명령을 통해 24일까지 12·3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과 계엄 포고령 1호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윤 대통령에게 제출을 요구한 포고령을 국회에서 제출한 것으로 갈음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진 헌재 공보관은 윤 대통령이 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 국선 대리인을 선임하느냔 질문에는 "대리인에 관해서는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변론준비기일을 비롯해 변론기일, 선고기일은 방청권을 교부받은 일반인들의 방청과 언론사 취재가 모두 가능하지만 생중계는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