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뉴스] 추워질수록 더 뜨겁다! 전 세계 사로잡은 산골 마을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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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막 오르는 화천의 매력 속으로

CNN '세계 7대 불가사의' 꼽은 명품 겨울축제
2월2일까지 펼쳐져 화천읍 전역 축제의 장 변신
인구 2만3천명 초미니 지자체로 세계인 몰려들어

항일의병·독립운동 격전지…국채보상운동 활발
평화의댐·백암케이블카 비롯 안보관광지가 유명
국내 첫 자치단체 주도 종일돌봄 국내외서 큰 주목

# 세계적 겨울도시로 부상한 화천

화천은 겨울마다 세계인의 겨울축제장으로 변신한다. 초미니 자치단체인 화천의 화천천과 화천시내에 마련되는 산천어축제. 이 축제로 인해 화천은 세계인이 찾는 겨울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산천어축제가 열릴 때면 100만명이 넘는 구름 인파가 화천을 방문한다. 산천어 얼음낚시를 즐기는 인파에 대해 CNN이 2011년에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매년 500여 건 이상의 축제 관련 보도가 외신을 타고 아시아와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등 전 세계로 퍼진다. 세계적인 겨울도시로 손색없다.

# 올해 화천 정군(定郡) 123주년

화천은 고구려 때는 생천군(牲川郡) 또는 야시매(也尸買)로, 통일신라 때는 낭천(狼川)이라 불렸다. 그 후 1902년 고종 39년에 화천(華川)으로 개칭돼 오늘에 이른다. 올해가 화천 정군(定郡) 123주년이다. 화천은 1945년 8월 15일 38선 이북 지역으로 북한에 소속돼 있다가 1950년 6·25전쟁으로 수복됐으며 1954년 10월21일자 ‘수복지구 임시행정조치법’에 의해 정식으로 법적인 편입 조치를 받아 대한민국에 귀속됐다. 화천면은 1979년 5월 대통령령에 의해 화천읍으로 승격됐다.

# 만세시위 거셌던 애국·충절 고장

화천은 조선 후기 항일의병·독립운동의 격전지로 역사 무대에 소개된다. 의병운동에서부터 일제에의 항거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의 넋이 살아 숨 쉬는 애국의 고장, 충절의 고장이다. 1919년 화천의 만세시위는 두 차례 5개 장소에서 벌어졌다. 3월23일은 천도교인이, 3월28일은 유학자, 청년, 농민, 의병 출신이 주동했다. 모두 3,500명 이상의 군민이 일제에 항거하기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으며 당시 일제에 검거된 사람이 도내에서 가장 많은 175명이며 투옥된 사람은 16명일 정도로 화천지역의 만세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 국채보상운동 여성이 주체가 돼 모금

1907년 화천의 국채보상운동은 부인회가 주도했다. 일제의 경제적 예속정책에 대항해 국채를 상환하고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전개됐다. 1907년 3월부터 1909년 9월까지 2,542명의 주민이 참여했고 부인회 등 단체를 포함하면 모두 2,700여명이 힘을 모았다. 도내에서 최고의 참여도를 자랑한다. 여성이 주체가 돼 조직적으로 모금한 곳도 화천이 유일하다. 화천은 항일 의병이 지나는 통과지역 또는 전투지역으로 중요한 지리적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서상열·지용기 의병장이 화천 일대에서 국권 침탈에 저항하며 일제와 맞서 싸우다 전사한 기록이 나온다.

# 인구 2만3천명 초미니 자치단체

화천은 대부분 산악지형으로 이뤄졌다. 면적의 86.2%가 산지로 해발 1,000m 내외의 고산이 대거 분포돼 있다. 뚜렷한 산업 기반이 없어 농림축산업의 비중이 높다. 2차 산업 비중이 낮고 재정자립도는 10%도 안 된다. 비무장지대를 머리에 이고 있으며 군사·접경지역으로 군사시설보호, 자연환경보전, 수질환경보전 등 각종 개발 규제에 묶여 오지 중의 오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현실적 여건으로 인구는 2만3,000여명밖에 안 되는 초미니 자치단체다. 이 가운데 노인 인구 비중은 27%가 넘는다.

▼항일 의병운동이 거세게 일어난 화천읍 아5리 전장골. 마을 입구에 ‘전장골''이라고 표시돼 있다.

# 관광자원 이미지는 전쟁문화 산물

이런 지형·자연적 조건으로 인해 관광자원의 이미지는 대부분 전쟁문화의 산물이다. 북 금강산댐에 대응해 만든 평화의댐을 비롯해 국내 최북단·최고도에 설치돼 민간인 통제선을 북상해 오가는 백암산 케이블카, 6·25전쟁 때 중공군을 대파한 파로호, 북한군과 치열하게 교전한 흔적이 남아 있는 화천댐 등 거의 다 전쟁 이미지와 연계됐다. 지금도 2개 사단이 주둔한다. 최근에 조성한 산타우체국, 산천어공방, 커피박물관 등은 인기다. 북한강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파크골프장이 조성돼 4계절 국내외 동호인이 찾는 K파크골프 명소로 부상했다.

# 국내 첫 자치단체 주도 온종일 책임돌봄

초미니 자치단체인 화천군이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 극복을 위해 집중한 키워드는 교육 지원과 돌봄 서비스다.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화천’을 만드는 구상이다. 2014년 ‘교육복지과’를 만들고 화천 교육발전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 지금은 전국 자치단체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교육체계를 갖췄다. 매년 화천의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국내 대학에 진학하고 해외 유학을 떠난다. 이전에는 교육 때문에 화천을 떠나는 학생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교육 때문에 화천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 화천커뮤니티센터 국내외에서 주목

전국 첫 자치단체 주도 초등 온종일 돌봄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가 지난해 2월 개관했다.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온종일 돌봄, 초·중·고교생을 위한 학습과 방과 후 수업 공간으로 활용된다. 사내면에도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사내커뮤니티센터가 2026년까지 건립된다. 중앙정부, 자치단체, 교육청 등 국내 기관뿐 아니라 외신들도 화천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다. 벤치마킹 대상도 커뮤니티센터뿐 아니라 대학생 자녀 장학금 실납입액 전액 지원, 매달 최대 50만원의 거주공간 지원, 청소년 무상 해외 어학연수 등 광범위하다.

# 정주·유입인구 늘리기 위한 주거정책 올인

복지 혜택이나 교육 지원이 좋아도 살 집이 없으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화천에 살고 싶어 하는 외지인이나 화천에서 이미 살고 있는 군민에게 살만한 집을 제공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위한 주택 건립을 비롯해 저소득층과 고령자들의 주거안정 대책도 탄탄하다. 지난해 말 준공된 화천읍 신읍리 마을정비형 공공 임대주택이 그렇다. 화천에 거주하려는 외지인을 위해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화천역세권 인근 부지에 ‘간동 세대 공존형 자립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 산천어축제는 국내 유일 ‘글로벌 축제’

이같이 화천군은 접경지역의 한계를 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시도하고 있다. 초미니 자치단체에, 매년 1월 세계인이 구름 떼처럼 몰려오는 것도 그런 시책 중 하나다. 산천어축제에 매년 찾아오는 인파는 화천 전체 인구의 4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산천어축제는 2014년부터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 타이틀을 수성했다. 5년 연속 대표 축제 지위를 유지하면서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내 겨울축제 중 최초로 ‘글로벌 육성축제’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겨울축제 중 유일하게 ‘글로벌 축제’로 선정했다. 2023년에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박람회 베스트 축제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화천시내 전역에서 겨울축제 만끽

세계인의 겨울축제인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은 지금 관광객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11일부터 2월2일까지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축제장에 조성된 이벤트뿐 아니라 화천시내 전역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선등거리, 산타우체국 등 곳곳에 즐길 거리, 볼거리가 즐비하다. 주민들도 ‘내 축제, 우리 축제’라는 인식과 애정으로 얼음판을 돌보며 축제 성공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년간 축제를 기다린 세계인에게 안전한 축제, 즐거운 축제를 선사하고 녹지 않는 겨울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화천=장기영기자 / 편집=이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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