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월요칼럼]조정과 화해가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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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옥 법무법인(유) 대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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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대리하다 보면 원고와 피고가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다가 재판 진행 중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하여 조정이나 화해 등으로 재판이 종료되는 경우가 있다.
조정이란 중립적인 제3자가 분쟁당사자 사이에 개입하여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이고, 화해는 원고와 피고가 서로의 주장을 조금씩 양보해 소송을 종료시키기로 하는 합의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형사사건에 있어서도 검찰단계에서 형사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고 피해자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형사조정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너무 악화되어 있는 경우, 반드시 재판부의 판결로 결론 내기를 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소송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를 공격하는 서면으로 마음의 상처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거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떄문에, 상호 조금씩 양보하여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협의가 된다면 위 분쟁해결 방안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필자의 기억에 남는 이혼조정 사건을 말씀드리자면, 재산분할 등 쟁점이 크게 문제되지 않아 큰 어려움없이 조정이 성립될 줄 알았던 사건에서 피신청인(남편)측에서 신청인(아내)의 잘못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상호 비방이 이어졌고 조정은 불성립되어 이혼소송으로 전환되었다.
2년 가까이 소송이 계속되어 서로의 감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원고와 피고가 극적으로 합의를 해 오셨고 이에 조정조서를 통하여 소송이 종료되었는데, 추후 어떻게 합의가 된 것인지 의뢰인에게 확인해보니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것을 그만하면 좋겠다는 딸의 간절한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비록 원고와 피고는 이혼으로 남남이 되겠지만, 딸의 부모로는 영원히 남게 될 관계를 생각하였을 때 너무나 현명한 결정을 하셨다고 말씀드린 기억이 남는다.
다양한 학교폭력 사안 중에서도 매우 친했던 친구들이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로 사이가 소원해져, 언어폭력 등 맞폭으로 신고된 사안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는 학부모인 필자 또한 안타까움이 매우 크다.
특히, 두 학생간 진지한 대화나 자발적인 화해의 기회가 없었던 경우에는 먼저 대화의 기회를 만들고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두 학생 모두에게 마음의 생채기만 남긴 채 조치처분이 내려지는 것을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하루 전 당사자간 협의가 이루어져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사안이 자체 해결되는 것을 지켜본 적도 있다. 초등학생인 필자의 자녀들간에도 의견이 다르고 매일 아침마다 다툼이 일어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삶속에서 갈등과 분쟁상황이 아예 없어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류가 역사의 지평을 연 이후로 수많은 전쟁을 이어온 만큼 인류의 역사가 곧 전쟁의 역사로 불리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반면에, 우리는 많은 국가들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용서와 화해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가 복원되고, 눈부신 발전을 이뤄온 역사 또한 알고 있다,
넓게는 정치집단과 사회계층간, 좁게는 일상속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가족과 지인 간에도 수많은 갈등과 분쟁은 빈번히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최소화하고, 분쟁이 아닌 소중한 자신의 삶에 집중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조정과 화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확실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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