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권혁순칼럼] 허영, 왜 ‘군 사기 진작법'을 발의했나
본문
국방위회 통과, 분단국가 군인 처우 개선은 '안보 투자'
육아휴직 신청, 단기복무 장교-부사관 전체로 확대
군이 군복 입은 자기 모습에서 자부심 느낄 수 있어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무너진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처우 개선을 통해 늘어나는 장교와 부사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한 ‘군 사기 진작법’이 지난 2월 20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다.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지역 더불어민주당 허영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육아휴직 신청 대상을 단기복무 장교와 부사관 전체로 확대하고 진급 최저복무기간에 산입하는 육아휴직 기간을 육아휴직 기간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군인보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군인의 보수를 민간 동일 집단의 보수와 비교하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봉급액 산출기준 산정에 반영하도록 해 보수 체계 개선을 통한 군 복무 유인을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군인들 현실적 어려움 반영
특히 이번 법안을 대표 발의한 허 의원의 입법적 노력은 군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강한 군대는 단순히 무기의 첨단화나 병력의 규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군을 예우하는 국가일수록 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인의 처우 개선이 곧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선진국들이 군인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군인에 대한 예우와 지원이 철저하다. 군 복무자는 의료보험 혜택과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 받으며, 퇴역 후에도 안정적인 재취업 및 연금 혜택을 받는다. 공항에서 “군인은 먼저 탑승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승무원들은 이코노미석에 앉은 군인을 찾아 “일등석이 비었으니 옮기시라” 권한다. 관공서나 은행에선 일반 민원인보다 군인의 업무를 먼저 처리해 준다. 그래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내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군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란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군인을 국가의 핵심 인력으로 대우하고 있다. 군 복무 중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후 민간 부문에서의 경력을 보장한다.이는 군인의 사기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군인을 사회적 영웅으로 대우, 군 복무 중 교육비 지원이 이뤄지며, 군 복무 후에는 국가 기관에서 우선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군의 사기는 안보 핵심 요소
군의 사기는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이다.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군인을 예우하고 복지를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인 안보 투자다. 선진국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군인의 식사비를 대신 내거나 “당신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군인 예우와 감사가 일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강한 군대 없이는 국가 안보를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국회는 ‘군 사기 진작법’을 최종 통과시켜야 함은 물론 지속적으로 군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일시적인 인기와 편안함에 현혹되지 말고 군 복무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장기 복무 유인을 높이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군인을 더욱 존중하고, 군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냉전 종식을 알리고 세계평화를 꿈꾸게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남북한의 분단선인 비무장지대가 한반도내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평화는 외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함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 행동의 주체는 군이다. 전투력 있는 강한 군이 강한 국가를 만드는 법이다. 전투력은 전력과 함께 사기가 충만한 자부심과 함께 해야 ‘전투 승수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병가(兵家)의 상식이다. ‘군 사기 진작법’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군인이 군복을 입은 자기 모습에서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국민이 군인을 예우하지 않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일 수 없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