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뉴스] [르포 현장을 가다]인제 산불 막아라 밤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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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산나물축제 취소, 고속도로 통제 등 혼란
관계기관 공조 속 가용헬기 총동원 초동 진화율 높여
밤 강풍속에서도 진화작업, 일출 이전 큰 불길 잡아

26일 밤 인제 하남리 산불이 민가로 번지자 산림당국이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인제=최영재기자

지난 26일 오후 발생한 인제 상남면 하남리 산불은 순간 풍속 20m/s의 강풍을 타고 그 영향구역이 기린면 현6리 일대 73㏊까지 확대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인제군과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장소인 상남면 하남리 지역 주민 30여명을 즉각 대피시켰고, 산림청은 기린면 서호길에 현장지휘본부를 설치했다.

기린농협이 개최한 ‘제1회 산나물 직거래 장터’ 행사장에 모여든 주민과 관광객들은 산에서 연기가 확산되자 혼란에 빠졌다. 개막식 이후 행사는 축소·취소됐으며, 행사장 인근 체육관은 주민대피소로 바뀌었고 안내문자를 받은 주민 230여명이 급하게 모였다.

특히 이번 산불은 특히 서울양양고속도로 내린천휴게소 인근에서 발생, 고속도로 양방향 구간 통제로 교통체증 및 혼란이 가중됐다. 산불 발생지는 험준한 백두대간 지역으로, 임도가 없어 산불특수진화대원들도 접근이 쉽지 않았으며 헬기 진화에 의존해야 했다.

산림청 강원특별자치도와 소방 군부대 국립공원 등 소방당국의 가용 헬기 32대가 총동원돼 산불지역에 내린천 하천 물을 연신 퍼부었다.

오후 7시10분 일몰이 되자 헬기 진화작업이 중단됐다. 이후에는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의 몫이었다. 낮시간 대 산등선을 따라 이동 동선을 미리 파 대원들은 산불 저지선을 지키느라 총력을 펼쳤다.

오후 8시47분에는 기린면 매화촌식당 일대 주민들에게 하남1리마을회관으로 이동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마을 주택을 일일이 방문하며, 상황을 알렸다.

산 정상에 투입된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은 밤새 실시간으로 바뀌는 바람 방향에 역풍이 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으나 축적된 산불진화 노하우로 일출 직전 진화율을 98%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최신장비들도 큰 역할을 했다. 야간 진화에 고성능진화차의 고성능펌프가 활용됐고, 열화상 드론을 통해 바람 방향 변화에 따른 화선과 화세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진화 전략을 세웠다.

산불상황실은 24시간 유지됐다. 최상기인제군수도 주민대피소인 기린체육관에서 주민들과 밤을 지샜다.

관계당국의 발빠른 대처로 초속 10m/s의 강한 바람에도 인명·재산 피해 없이 27일 오전 9시 산불 발생 20시간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박권희(60) 기린면현6리이장은 “그동안 산불 한 번 없었던 고향 터전이 잿더미가 될까 조마조마 했고, 큰 피해가 없어 천만 다행”이라고 했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산림청, 강원특별자치도, 소방서와 경찰, 기상청 등 관계기관 간 발빠른 공조체제 덕분에 대형 산불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며 “밤새 진화작업을 펼친 대원들과 모든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승기 도산림환경국장은 “앞으로는 다중드론 활용 산불재난 대응 시스템 및 AI 화재탐지진압 로봇과 드론을 연계하는 등의 최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26일 밤 인제 하남리 산불이 민가로 번지자 산림당국이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인제=최영재기자26일 밤 인제 하남리 산불이 민가로 번지자 산림청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지난 26일 인제 상남면 하남리 산불 현장에서 소방헬기가 내린천 물을 퍼 나르고 있다.지난 26일 기린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제1회 산나물 직거래 장터’ 행사장에서 상남면 산불 확산세가 포착돼 참가자들이 어수선한 모습이다.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김시성 도의장, 최상기 인제군수가 27일 오전 산불현장상황실에서 산불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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