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뉴스] [라이프]커피 한 잔으로 얻는 사회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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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커피프레소(presso) - 태백 천제단길 '강남사장'
발달장애인 고용 커피·음료·화덕피자 등 판매
지역 사회적기업의 산죽차·탄탄강정 등 눈길

◇카페 '강남사장'.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 인근에는 태백산을 자주 등반하는 등산객이라면 친근한 카페가 있다. 겨울철이면 따뜻한 뱅쇼 한 잔에 언 몸을 녹이고 여름철이면 시원한 오미자에이드로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는 '강남사장'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태백산에 있는데 왜 강남사장'인가 하는 의문이 앞서게 된다. 강남사장은 '강원도 남부 사회적 경제 장터 & 카페'의 줄임말로 사회적기업이자 청년기업인 컬처랜드협동조합에서 설립한 카페다. 현재 직원 5명 중 3명을 발달장애인으로 고용해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카페 '강남사장'.

카페 정문에서 볼 수 있는 "강남사장은 장애인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갑니다"라는 문구가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강남사장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2020년 오픈했다. 옛 농협 소도출장소로 운영되다 문을 닫고 10년 넘게 비어 있던 폐건물을 리모델링해 1~2층을 카페로 꾸몄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일각의 우려 섞인 시각도 있었으나 어느덧 5년 동안 운영되며 태백산하면 떠오르는 카페이자 방문객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근 지역을 비롯한 전국 장애인 관련 협회에서 견학을 오기도 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강남사장의 사례를 들어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교육하기도 했다.

◇'강남사장' 2층 내부.

매장에 들어서면 밝고 친절한 직원들 이외에도 손님들을 반기는 종업원(?)들이 있는데 길고양이 출신의 '강남'이와 '사장'이다. 마음이 내키면 손님들 근처에서 애교를 부리거나 카페 1층 소파 의자 등지에서 방석처럼 늘어져 자고 있기 일쑤인데 특히 어린이 손님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단, 때때로 주변으로 마실을 나가 못 볼 수도 있으니 없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자.

◇카페 '강남사장'.

카페의 주요 메뉴는 커피와 에이드, 차, 화덕피자 등이 있다.

에이드나 차에 들어가는 오미자청, 블루베리청 등은 강원도 남부 폐광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를 주로 사용해 직접 담그거나 구입해서 사용한다. 또 커피 원두의 경우 폐광지역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이용한다. 에이드, 커피, 뱅쇼, 밀크티에 이르기까지 어떤 메뉴도 놓치기 아까워 메뉴판을 볼 때 마다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강남사장'에서 판매하는 화덕피자.◇'강남사장'에서 판매하는 화덕피자.◇'강남사장'에서 판매하는 화덕피자.

시그니처 메뉴인 화덕피자는 1층에 있는 화덕에서 고르곤졸라, 블루베리, 불고기 등 3종의 피자를 직접 구워 판매한다. 갓 구워 바삭한 도우와 폭포처럼 녹아내리는 치즈, 그 사이 개성을 드러내는 토핑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공간을 추구하는 강남사장의 모습을 담았다고 이야기하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매장 한편에서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지역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공산품도 판매하고 있다.

태백산에서 자생하는 조릿대로 만든 '태백 산죽차', 연탄을 모티브로 연탄 모양 종이상자에 포장된 '탄탄강정', 지역 청년들이 만드는 유리공예 등 다양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강남사장' 1층 내부.

여름철에는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겨울철에는 화목난로의 온기를 쬐며 태백산의 사계가 풍경화처럼 박힌 큰 유리창가에 앉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자잘한 근심 걱정은 이내 아침이슬처럼 사라져 버린다.

손장우 강남사장 대표는 "강원도 내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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