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라이프] 고즈넉한 논밭 보며 콘파냐 한잔 홀짝 속초 ‘도평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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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담은 카페, 시간 속에 녹아든 이야기를 마신다











속초시 노학동에 도평리라는 마을이 있다. 속초지역에서 얼마 되지 않은 고즈넉한 풍경을 간직한 농촌마을이다. 온정초등학교와 척산온천 사이에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그만 마을이기도 하다. 도리원과 학사평의 중간에 있다고 해 도평리로 불린다. 도평리는 경동대 설악캠퍼스(구 동우대학)가 개교한 후 형성된 마을이다. 학사촌인 셈이다. 눈앞에 논과 밭이 펼쳐지는 이곳에 오래된 구옥을 리모델링해 3년 전에 문을 연 작은 카페가 있다. 도평커피다. 예전에는 파란 지붕집이라 불리었던 안방과 작은방, 마루와 부억 등을 갖춘 전형적인 시골집이었다. 지붕이며, 실내 공간 모두 커피와 초콜릿색이랑 잘 어울리는 카페로 탈바꿈했다. 카페는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할아버지가 직접 지으신 집을 며느리가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세월을 따라 시간이 흐르면서 옛 동우대 학생들이 생활하던 자취방을 거쳐 지금은 카페로 탈바꿈했다. 여전히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유기농 팥의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크림과 커피의 조합으로 탄생한 팥크림커피와 꾸덕한 질감의 초코쿠키와 아이스크림, 커피가 조화를 이룬 초코쿠키크림커피, 그리고 에스프레소 곤파냐다. 카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MZ세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게 어향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은 단순한 커피 한 잔을 파는 곳이 아니다. 오래된 벽, 나무로 된 창문, 그리고 할아버지의 손길이 여전히 느껴지는 대들보와 서까래가 그대로 살아 있다.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의 따뜻한 기운은 어느 곳에 앉아 있든 바깥 풍경과 함께 자연스럽게 흐른다. 벽에 걸린 옛날 사진, 오래된 가구들 속에서 그 시절의 정서가 묻어나고, 방문객들은 그 자체로 시간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주변 풍경이다. 논밭이 펼쳐진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고요한 농촌의 여유를 그대로 담고 있다. 계절마다 다른 색을 입은 논과 밭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변화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특히 봄과 여름에는 푸른 논밭이 싱그럽게 펼쳐지고, 가을에는 황금빛 수확의 풍경이 아름답다. 겨울이면 고요한 설경 속에서 조용히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세상의 속도와 멀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카페는 옛 동우대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을 간직한 장소다. 한때 자취방이었던 공간이 카페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졸업생들이 간혹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이곳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당시 공부하며, 친구들과 웃음꽃을 피웠던 젊은 날을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다. ‘시간을 담다’라는 말처럼, 이 카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공간이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 잠시나마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논밭의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추억을 담고 있는 작은 시간의 조각들을 담고 있다. 이 카페는 그저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여유를 되찾게 해 주고,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이 카페의 커피는 그저 맛있는 음료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한 잔이다. 어향이 대표는 “작은 시골집을 리모델링한 작은 카페지만 더 확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주변 논밭과 잘 어울리는 데이지와 장미 등으로 가득한 꽃밭만은 크게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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