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뉴스] [언중언]평생학습도시, 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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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케가와시가 세계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한 지 46년이 지났다. 도시의 모든 영역에 평생학습 개념을 적용한 이 실험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이농현상이 가속화돼 소도시로 쇠락하자 도시를 살릴 수단으로 평생학습을 선택, 이제 평생학습의 성지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움을 주민운동으로 승화시킨 그들의 도전은 단순한 교육 사업이 아니었다. 개개인의 잠재력을 도시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한 도시 재건의 서사였다. ▼평생학습도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향유하도록 도시를 재구조화하는 프로젝트다. 도시의 규모와 상관없다. 학습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주민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행복을 추구하며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일종의 학습지원시스템이다. ‘배움의 기회’는 종종 세대와 계층에 따라 차별돼 왔다. 도시와 농촌, 청년과 노인, 중심과 주변의 간극이 교육에서도 되풀이됐다. 하지만 평생학습도시에선 그 간극을 묻지 않는다. ▼최근 화천군이 ‘평생학습도시’ 지위를 3년 더 연장하게 됐다. 학습 문턱을 낮추고, 교육의 보폭을 넓힌 결과다. 홈페이지 구축 후 회원 수가 한 해 만에 5배 이상 늘었고, 읍·면 곳곳에 학습공간을 촘촘히 깔아 누구든지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 과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을 위한 문해교실부터 아동, 청소년, 성인을 아우르는 강좌까지 다양한 수요자 중심의 평생학습은 ‘교육복지’의 이상적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교육은 정직한 투자다. 하지만 그 결과가 더디고 잘 보이지 않아 정권은 성과를 내세우고, 지방은 수치로 응답하기 바쁘다. 평생학습의 성과는 페이지뷰나 수강 인원이 아니라 삶의 구조 변화에서 드러난다. ‘배워도 늦지 않다’는 믿음은 공동체의 미래를 지탱하는 힘이다. 지역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바로 ‘배우는 사람’의 존재 여부로 시작된다. 화천의 생애 주기별 학습 생태계를 주목하는 이유다. 다시 묻자. 지금 당신의 마을엔 누가 배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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