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뉴스] [자치칼럼] 멈춰 선 아파트 건설 현장 '안전 행정'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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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춘천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영배 춘천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춘천 시온 숲속의 아침 뷰 민간임대아파트 건설 현장이 장기간 방치돼 거대한 도심 흉물로 고착화되고 있다.
이 사업은 허위 계약서를 기반으로 한 수백억 원대 사기 대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는 중도금 집행 등 총 860억 원 규모의 불법 금융 행위가 얽힌 중대한 범죄 사건이다. 건설업자와 대출 브로커, 금융기관 관계자들까지 무더기로 기소된 이 사안은 단순한 사업 실패를 넘어 구조적 관리 부실과 제도적 허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기록된다. 그 결과 수백 명의 분양 계약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이제 그 피해는 인근 주민과 춘천 시민 전체의 안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공사가 중단된 이후 더욱 분명해졌다. 해당 부지는 단순히 공사가 멈춘 현장이 아니라, 관리 주체가 사실상 부재한 채 위험 요소가 방치된 공간으로 변질됐다. 당초 아파트 준공과 연계돼 추진 예정이었던 도로 확장, 기반시설 정비, 주거환경 개선 사업 역시 모두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교통 불편과 생활 환경 악화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도시계획의 연속성과 공공 인프라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가장 시급한 문제는 25층 높이에 달하는 타워크레인의 존치 상태다. 인접한 ‘파밀리에 리버파크’ 주민들에게 이 크레인은 더 이상 건설 장비가 아니라 언제든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재난 요소다. 안전 검사를 이행하고 있다고 하나 강풍이 불 때마다 크게 흔들리는 구조물, 심야 시간대 반복되는 금속 마찰음은 주민들에게 일상적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이는 명백한 생활 안전 침해에 해당한다. '건설기계관리법'은 타워크레인에 대해 정기 검사뿐 아니라 상시 점검과 유지 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역시 풍속과 작업 조건에 따른 엄격한 운영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사실상 관리 주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이러한 법적 규정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형식적 점검 만으로는 구조적 위험을 제거할 수 없고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은 이미 늦은 조치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사업 부지는 4차 공매 절차까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22차례 유찰됐다는 점에서 사태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해당 사업의 법적·재정적 리스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동시에 향후 단기간 내 정상화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현실을 의미한다.
이제 이 문제를 더 이상 민간 개발 실패라는 틀 안에 가둬서는 안 된다. 범죄로 인해 중단된 건설 현장이 장기간 방치되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 이는 명백히 공공의 문제이며 지방자치단체가 책임 있게 개입해야 할 행정 사안이다. 행정의 본질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에 있으며, 위험이 예견되는 상황에서의 소극적 대응은 결과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과 책임으로 되돌아온다.
이에 춘천시는 보다 명확한 책임 행정의 원칙 아래 즉각적인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타워크레인에 대해서는 공사 재개 여부와 무관하게 해체 및 이전 명령을 포함한 강제적 안전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또 외벽 자재, 낙하 가능 구조물 등 잠재적 위험 요소 역시 전면 점검 후 제거가 필요하다.장기 방치 현장에 대한 관리 체계를 별도로 마련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시간에 맡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한 판단과 즉각적인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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