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차 尹체포작전, 경찰 '1000명 인해전술'…경호처장 사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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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미니버스를 주차해 진입로를 차단한 모습.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나흘째인 10일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관저 진입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통령경호처 경호관 체포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법리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10일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 등 수도권 4개 경찰청 소속 광역수사단 지휘부를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총소집해 '대통령 체포 작전'을 구체화했다.

이날 소집된 광수단 회의엔 형사기동대장·마약범죄수사대장 등 현장 체포 경험이 많은 경찰 간부들이 대거 포함됐다. 경호처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차벽·철조망을 설치하고 경호관을 동원해 스크럼을 구축한 상태다.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해선 이같은 저지선을 뚫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2차 체포영장 집행에선 경찰 내 이른바 '체포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물량공세로 '스크럼' 돌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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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에 진입했으나 육군 수방사 55경비단에 둘러싸여 전진하지 못하는 공수처 검사, 수사관과 경찰들. 뉴스1

경찰이 세우는 관저 진입 계획의 핵심은 물량 공세다.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힘으로 관저를 돌파하되, 경호처 소속 경호관 등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선 저항 의지 자체를 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란 판단에서다. 경찰과 공수처는 체포영장 진입 현장에 과하다 싶을 정도의 압도적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오히려 물리적 충돌을 낮추는 방법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조본은 공수처 소속 검사·수사관과 경찰 등 150여명을 투입했다. 이를 막아선 200여명의 경호처 스크럼 인력보다도 적은 규모였다. 결과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인력들은 대통령경호처와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등에 포위되며 진퇴양난에 처했다.

경찰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병력 부족 등을 이유로 끝내 관저에 진입하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지난 9일 수도권 광역수사단 등에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수사관 투입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회의에 소집된 4개 경찰청 산하의 광수단 인력은 형사기동대(510명)와 마약범죄수사대(150명) 등 1000여 명에 달한다.

광수단 체포전문가 대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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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될 광수단 소속 형사들은 경찰 내에서도 체포 임무와 신병 추적·확보 업무의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이들의 평소 업무 대부분이 무기를 동원해 저항하는 마약·조직폭력 범죄자 등을 체포하는 임무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관저 주변의 집회·시위 규모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1차 체포영장 집행 때 질서유지를 위해 투입한 2700명 규모의 기동대 인원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는 경찰의 관저 돌파 계획이 완성되는 대로 최종 논의를 거쳐 체포영장 집행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반발이 거셀 경우 관저 내에 진지를 구축해 장기 농성전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관저 입구를 봉쇄해 식자재 반입 등을 차단하는 한편, 스크럼을 짜고 있는 경호처 경호관들의 체력 소진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되는 공수처 검사·수사관과 경찰은 설 연휴 직전까지 관저에서 경호처와 대치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경호처장 사직서 제출…강경파 지휘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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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뉴스1

박종준 경호처장이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경호처의 지휘부는 군 출신의 강경파들 위주로 남게 됐다. 공조본의 1차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서 강경한 “수색 불허” 입장을 밝히고 경호관들을 한데 모아 스크럼을 짰던 당시에도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호처장의 부재는 경호처 직원들의 심리적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처장은 이날 사직서 제출 직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로 조사받기 위해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박 처장의 사의 표명으로 김성훈 경호차 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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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사법부 차원에서 체포영장 집행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 역시 경호처로선 부담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저항하는 것은 공무집행 방해 등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부된 영장이 집행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도 국격에 손상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계획에 대해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병력과 무력을 동원하는 명백한 내란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영장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대규모의 무력을 사용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를 통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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