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생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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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학교 3학년 되는 남학생 입니다. 글이 좀 길어졌네요. 8층 창 밖을 보면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거 같이 힘들어요. 부모님은 이혼을 준비 중이세요. 단지 이혼을 한다는 것 만으로는 힘들지 않았어요.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으니깐요. 그런데 결국 부모님의 이혼 이유가 저 때문이라고 생각들고 그렇다고 느꼈어요. 평소에도 저와 부모님이 많이 부딪혔으니깐요. 그렇게 하루종일 집에 혼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졌어요. 매일 꿈에선 부모님께서 싸우는 장면이, 그 사이에서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 부모님이 자꾸 나와요. 학업에 열중해야할 시기에 당장 오늘 하루라도 너무 살기 버거운데 그래도 친구에게만은, 가족에게만은 아무할지 않은 척 긍정적인 애가 되고 싶어서 힘든 티를 내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어머니께서 어떻게 그렇게 매일 힘든 것도 하나 없으면서 자기가 할일 하나 못하냐며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셨어요. 물론 알아요. 저보다 부모님이 더 힘드신거요 . 항상 힘들고 죽고싶을때마다 꾹꾹 눌러 담으며 나보다 힘든 사람 더 많은데 내가 이런 생각하면 뭐해라는 생각으로 버틴거 같아요. 근데 이제는 열심히 하던 공부도, 안 힘든 척 하는 것도, 하루하루 버티며 사는 것도 한계인거 같아요. 이런 말을 털어놓을 사람도 딱히 없는 것 같고 오늘 하루도 죽을 것 같이 끙끙 앓다가 죽어버릴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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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문웨이크님의 댓글
ㅠㅠ글로만봐도 질문자분이 너무 힘든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네요
오히려 말안하고 썩히는거보다 사실대로 다 탈어놓고 말하면마음이 한결 편해져요친구한테 털아놔도 좋고 정말 말할사람이 없다 싶으면 이런 곳에 글 올리는거만으로도 좋아요
누구나한번쯤 진짜 너무너무 힘들고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다만 그시기가 질문자님한테 조금 더 빨리 온걸지도 몰라요그런데 그시기를 잘 견디면 커서 내가 그때 잘못된 선택을 하지않은거에 대해 스스로에게 말 감사한 마음이 들거에요
정말 진심으로 질문자분에게 좋은 일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잘 이겨내시고 화이팅하세요
히로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질문자님! 글을 읽어 보니 제 마음이 다 이프네요.. 아직 중학생이신데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는 질문자님과 나이차이가 크게 나지 않고 저 또한 많이 미숙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답변을 적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우스울 정도로 부모님과의 싸움이 크지 않았지만 어릴 적에는 제가 많이 무능하고 멍청했던 탓인지 저 때문에 부모님께서 많이 싸우셨어요. 싸우실 때마다 원인은 저였는데, 저도 그걸 알고 있었어요. 기억이 많이 희석되기는 했지만 언젠가 제게 제가 가정의 불화를 일으킨다고, 제가 원인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제 잘못은 맞았어요. 그런데 악한 행동을 하는게 지 무의식인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계속 문제를 만들어냈고 이것도 기억이 많이 희석되었지만 제게 일부러 이러느냐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자살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을 너무 사랑하는데 제가 부모님을 너무 괴롭게 하고 있었고 그런 말을 하신게 너무 원망스럽기도 하고 해서요. 그렇게 자살을 희망한지 벌써 9년이 다 되어가네요.
저는 많이 발전했어요. 그런데 여전히 문제아네요. 조용한 문제아가 되었습니다. 2년 전에는 정말로 사는 의미가 없어지고 나쁜 버릇도 들어서 자해를 하고 창문을 수도 없이 열었다 닫았습니다. 자해는 아직 멈출 수가 없습니다. 성적은 성적대로 엉망이고 그런데 또 바닥수준은 아니라서 저보다 못한 친구를 사귀어 위안을 얻고 애인을 만들었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그랬습니다.
그땐 그나마 나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어느정도 극복할 여지가 있었고 자해도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 있었고... 그런데 사람 참 쉽게 안 바뀌어요, 저는 사실 외적인 문제는 크지 않았어요. 문제는 저예요. 저는 자학하는 것이 버릇입니다. 지금까지 제게 가장 심한 말을 하고 유일하게 체벌하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손톱이 성할 날이 없고 다리도 죽죽 그인 자국으로 덮이고 있네요. 저는 9년 전과 전혀 달라진게 없어요. 2년 전과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축 쳐져 있습니다.
완전 쓰레기죠? 저는 남한테 상처를 너무 많이 줍니다. 왕따를 자주 당했고 동네가 좋은 동네라 왕따보다는 은따를 더 많이 당했습니다. 이후 저는 왕따에 가담하는 정도가 아니라 주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패드립으로 친구를 울렸고요. 동생에게 심한 말만 합니다. 저는 타지도 않는 쓰레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해야 하는 게 있어요. 저는 쓰레기같은 사람이지만 제 주변만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자랑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모님도 친구도 선생님들도 전부 좋은 사람이고 제가 사는 곳도 너무 좋은 곳이네요. 제가 쓰레기라서 저는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염시켜버리는 것 같지만요.
질문자님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님의 주변은 너무 거지같고 쓰레기같을 수 있는데 질문자님 본인께서 너무 아름다우신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가 쓰레기라 아름다운 주변이 이렇게나 무력하지만 질문자님은 아름다운 스스로를 가지고 계시짆아요. 질문자님 본인의 아름다운 그 속마음으로 더러움 주변을 정화할 수 있을 거예요. 죽고싶다는 생각 마세요, 이건 정말 믿으셔도 되는데 죽음에 도달하기 직전에 후회하실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그것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살면 되는거예요.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질문자님의 글을 읽자마자 딱 보였습니다, 질문자님께서는 정말 강한 사람입니다. 저는 너무 약해빠져서 지금까지 빌빌거리면서 죽네 마네 하지만 질문자님께서는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계십니다. 인생인 질문자님같은 분들이 사셔야 하는거예요. 저는 죽지는 않을거지만 아마 쓰레기같은 내면때문에 제 인생은 미세먼지 많은 날 같겠지만 질문자님의 인생은 워낙 공기가 맑아서 구름만 조금 걷고 밤만 지나면 예쁘게 필 거예요.
길기만 길고 제 이야기가 너무 많았는데다 결국 식상한 이야기로 끝이 나버렸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질문자님처럼 좋은 사람이 더러운 세상때문에 괴로워하는게 너무 슬픕니다. 어서 빨리 밤이 지나가서 환한 낮을 맞이하기를 바랄게요.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혹시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결방법이 꼭 필요하실까 해서 추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이밍을 봐서 괜찮은 때에 부모님과 제대로 대화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조금이나마 듣고 생각해보시지 않으실까 합니다. 그리고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부든 뭐든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계속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으면 당장은 힘들지만 결국 무기력감이나 우울감 해소에 큰 작용을 하더군요. 저는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