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압)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때 참전한 용사가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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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때 참전한 용사가 쓴 글

약스압)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때 참전한 용사가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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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96년 강원도일대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당시 이 치열한 작전에투입되어
전우들의 처참한 죽음과 부상을 목격했던 한 병사의 체험을 담은 글이다.


때는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96년 8월이었다.

우리 부대는 그때 가장 힘든 유격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부대가어수선해지더니훈련 중단과함께복귀를 명령받았다.

철없는 이등병들은좋아 했지만, 얼마 안 있어 우리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공포가 닥쳐온다.


부대에 도착하자 마자출동 준비에 12시간이 주어졌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12시간으로 기억된다. 우리는 모 부대 7중대 소속이었는데
출동후약 보름동안은 지나가는 민간인 검문이나 하면서 노닥거렸다.


시간이 갈수록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분위기가 이상했지만,

어디서 어떤특수부대가 투입되었네 어쩌네 하면서남의 얘기로 치부했고

설마 우리까지작전에 투입될까하는 마음으로불안을 억눌렀다.

급박한 상황이라 실탄과 수류탄이 지급되었다.
훈련소에서 던질때도 몸이 덜덜거렸는데,진짜 수류탄 2개를 허리에차고 있으니

며칠동안 오금이 저려 빨리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랬다.


옆중대 하나가 수류탄을 흘리는 바람에

우리 대대원 500명 전체가 꼬박 3일동안 그 한 발을 찾기 위해

예상되는모든 지역을 이 잡듯이 뒤져야만 했다.

결국 수색은 실패했고 그놈은 영창으로 압송되었다.
불쌍한 놈, 군대에서 빨간줄을 긋다니...

아무튼 실탄지급 때문에 총기사고가 많이 난 것이 사실이다.
강원도 예비군들 소집해서경계근무 시켰더니방아쇠 만지작 거리다

옆 예비군 머리 날리고, 아무튼 예비군들이 사고를 많이 냈다.

시간이 지나자 후방부대가 올라와검문검색을 맡고

우리는하루 종일 산을 헤집고 다니는 수색과 정찰을맡았다.

지형이 워낙 험하다보니 평소 훈련이 잘 된 우리도 꽤 애를 먹었다.
그 일은 쉬지않고 보름동안 계속되었다.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0월로 접어들었다.

야외 광장이나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천막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부대원들의 모습은 점점 초췌해져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느날갑자기 우리 중대원에서 50명을 차출하기 시작했다.
헬기 탄다고 하니, 철없는 우리는 누구나서로 간다고 했는데
이등병을 빼고태권도 유단자 위주로 선발하다보니 결국 나까지 포함됐다.





영화 머나먼 정글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지만

막상거대한 헬기의 굉음을 체감하니 알 수 없는 불안감도 들었다.

하지만 실제 영화처럼 밖이 개방된 채안개에 휩싸인
우리 산야를 내려다 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우리 부대가 차출된건, 작전지역에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었고

또한 전반기 전투력측정에서 1위를 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1위는 무조건 좋은건데, 이번엔모르겠다.


잠시후 숲이 우거지고 높이 솟은 산정상 위에 다다르니

헬기를 저공으로 띄운채 지휘관이 갑자기뛰어내리라고 한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추상같은 명령에 어쩔수 없이 그냥 뛰어 내렸다.


그동안 수색하느라군복만 달랑 하나 입고 있었는데

그렇게 뛰어내린 칠성산 1,600고지 위에는 서리가 내려 있었다.

이제 우리는 적 뿐만 아니라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어 15미터 간격으로 능선에 호를 팠는데

온통 돌산이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삽이 안들어 갔다.

할 수 없이돌을 주워다 둥그렇게 성벽 쌓듯이 무릎 높이까지 쌓았다.

그리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자세를 잡았다.


이곳 산 정상의 밤은 상상외로 추웠다.

턱이 딱딱 거리는 소리를낼 정도로 추위는 정말 살벌했다.
전쟁이란 것이 이렇게 모든 상황을 바꾸고 마는 것이다.

앞으로 난 두 번 다시 이런 추위를 경험하지 않으리라.


이 산은 적의 도주로를 차단하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이곳이 뚫리면 적들은 무사히 북으로 귀환하게 된다.

적이 신출귀몰하고상황이 급박함에 따라 우리의 준비는 모든게 부족했다.


우리 바로 아래는전방 30미터부터 숲으로 펼쳐져있다.

거기에인계철선을 연결해서 한쪽 나무에 플래시탄을 연결해놨다.

탄이 터지면적이지나가는 것이니 그곳을 사격하면 되는거다.


위력적인 살상력을 자랑하는 크레모아도 설치했다.

나무 중간에 묶어 놓고 테스트를 마친뒤 격발 손잡이는 잡기 좋은곳에 설치했다.

해는 이미 사라지고 우리에게는조금씩 두려움이 찾아왔다.


밤이 깊어지니 주위가 조용해지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소리와

숨 쉬는 소리까지 산을 찌렁찌렁 울리는 것 같았다.
몸을 약간만 움직여도 부시럭!!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어쩔 수 없이 탄띠를풀어놓고 수류탄과 탄창을 앞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고 참호에 있는 네명중 두 명은 전방경계를 하고
한명은 후방경계를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교대로 가면을 취한다.
그래도 산이 워낙 크다보니 빈틈은 수 없이 많았다.


그때! 중대장이 있는 맨우측 호에서 어둠을 찢는총소리가 "탕~!!" 하고 울렸다.

휴우~ 놀래라, 어떤 자식인지 내일 죽여버릴테다 라고 생각하는데
총 소리가 계속 나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투타타타~


이어서 그 아래 호에서도 총소리가 연달아들렸다.
놀란 눈으로 그 쪽을 바라보니 플래시탄이 터지고 있었다.
으~ 정말로 공비가 온 것이다!


호에 있던 우리 네 명은 동시에 몸을 바닥에 바싹 엎드렸다.

그 순간의 공포는 내가 죽을 때까지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달도 없는칠흙같은 어둠이라옆 전우도 보이지 않고

어디서 총알이 날아 오는지, 어디가 앞인지도 구분이 안 갔다.


교전을 벌이는호는 점점 우리쪽과 가까워지고있었다.

이제우리와 두 번째로 떨어진 호까지총을 갈겨대고 있었다.
플래시탄이 막 터지는게 공비가 뛰어 오는게 분명했다.


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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