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짝사랑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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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2년짜리 병신같은 짝사랑 얘기야

 

21살부터 시작해서 지금 23살이니 2년짜리 짝사랑이지

 

1살 연상의 아는 누나가 있었는데 정말 쾌활하고 모난곳 없는 성격에 예쁘기 까지 했지(주관적으로 말고 객관적으로)

 

집도 가까운 편이라 그 누나는 심심하면 집에가다가 나오라고 해서 그냥 저냥 편의점 가서 뭐 사먹기도 하고

 

홍대로 놀러도 가고 한강도 가고 여기저기 놀러도 많이 다녔지

 

성격도 좋고 예쁘기도 해서 인기도 많고 주변에 만나자는 남자도 줄을 섰더라고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 때문인지 난 당시에 놀면서 살이 훅 쪄서 자존감도 떨어진 상태였고

 

입대한다고 계속 신청은 하는데 떨어지기만 하고 군대간다는 생각에 그냥 하루하루 좋같기만 하고 

 

정말 볼때면 '진짜 내 여자친구면 좋겠다....'하는 생각 하면서도 그저 이 상황에 누굴 좋아한다는 감정 느끼는것 자체가 사치인것 같고 그래서 엄청 자주보면서도 별 생각이 안났던것 같아

 

그리고 만나면 맨날 어떤 잘생긴 사람 사진 보여주면서 자기한테 이런 남자가 계속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이런걸 자랑하길레 

 

난 그래서'그래 저런 잘생긴 남자들한테 만나자고 연락오고 그러는데 나같은게 눈에 차겠어??' 이런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지

 

주변에서는 우리 둘이서 하도 자주보니까 둘이 사귀는거 아니냐고 막 몰아가고 그랬는데 그럴때마다 내가 괜히 찔려서 일부로'이 사람은 그냥 동네형같은 느낌이야' 이러면 그 누나도 '난 얘 보다만 잘생기면 된다' 이러고 막 서로 으으 거리면서 그랬는데  

 

나중에 좀 지나서 다른애들한테 얘기들어보니까 자기랑 카톡하고 있을때도 막 나 보고싶다고 그러고 내가 심심할때 보자고 부를때마다 그냥 재깍재깍 나왔었는데 다른애들이 부르면 귀찮아서 안나가고 다른 핑계대면서 안나가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나한텐 심심하다고 막 집앞으로 찾아오던 사람이

 

그러다가 이제 운명의 시간이 다가와 입대날짜가 나오게 됐지 날짜가 2주뒤더라고 

 

멘탈은 다 깨지고 매일매일 입대 D-며칠 이렇게 세가면서 하루하루가 좋같을때였는데

 

입대 일주일전이 그 누나 생일이었어 그날 뭐 약속있다고 해서 생일 며칠전에 보긴 했는데 그때 다른애가 그 누나한테 선물이라고 뭘 해줬는데

아....나도 뭐 하나 해줘야할텐데 생각을 하고있었거든

 

그 누나생일날은 친구가 입대전이라 술사준다고 술먹고 막차타고 오고 있는데 아 진짜 뭐 해줘야겠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좋나 내가 생각없던 새끼였던게 남는거=먹는거 다 라는 생각이 확 나서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먹을꺼를 한 6만원어치를 봉다리에 때려넣고서

 

전화해서 집앞으로 나오라고 했어 그때가 한 12시 다 됐을때쯤이었는데 

 

술취해서 양손가득 봉다리 들고 그 누나 집앞으로 가니까 막 뛰어와서 끌어안고 막 좋다고 방방 뛰고 하는데 귀엽더라 ㅋㅋㅋ

 

그냥 가려고 했는데 얘기나 좀 하다 가라길레 앉아서 그냥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갑자기 '넌 군대가는데 편지써줄 여자친구도 없냐 ㅋㅋㅋㅋ 불쌍하겤ㅋㅋ' 이러면서 놀리더라 그러더니 '아무나 잡고 고백해봐 받아줄지도 모르잖아??' 이래서

 

입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고백해서 받아주면 뭐하냐 헤어질텐데 하니 '왜 기다려 줄지도 모르잖아???' 하길레 대충 얼버무리고 얘기 좀 하다가 집에 갔지

 

그리고 며칠있다가 입대전날에 만나서 좀 놀고 다음날에 세상 무너지는것 같은 기분으로 입대하고

 

신교대 가있는데 와....이게 거의 맨날보다가 안보니까 갑자기 보고싶더라 자기전에도 생각나고 불침번 스면서 멍때리다가도 생각나고

 

또 신교대 있는동안 주말에 할꺼없으면 애들끼리 엄청 떠들잖아 그럴때 얘기했다가 "넌 X발 밥을 떠맥여 줘도 쳐 뱉냐 빙신아' 이람서 까이고

 

그렇게 못본채로 몆주가 지나니까 '아 내가 이 누나를 좋아하는구나'하고 확신이 들더라

 

5주가 지나고 수료한다음에 전화하니까 막 자기가 한달동안 있었던 얘기를 막 좌르르르륵 얘기하는데 그냥 듣고만 있었다 듣고만 있는대도 좋더라

 

여름에 놀러나오면 같이 바다가자 자대주소 나오면 얘기해라 먹을꺼 보내주겠다 등등 얘기 하고

 

자대가서도 전화하면 목소리만 듣고 알고 재밌게 통화하고 하다가 

 

점점 통화가 뜸해지더라 안받을때도 많아지고 받으면 뭐 하느라 못받았다 뭐 하느라 그랬다 얘기만 많아지고 통화가 되도 점점 짧아지고

 

그러다 딱 신병휴가 나가기 2주전이었어 신병을 좀 늦게 나갔거든 그때 이제 2주뒤에 신병 휴가 나간다고 알려주려고 전화한건데 

 

그때 엄청 들떠있었거든 맨날 근무스면서 멍때릴때 수첩 하나 꺼내놓고 그 누나랑 만나서 뭐 할지 혼자 막 계획 짜고 그러면서 행복했는데

 

전화 딱 받자마자 "XX아 XX아 나 고백할게 있어" 이러면서 엄청 밝게 말하길레 아.....뭔가 전의 상황을 따져봤을때 좋지 않은 느낌이 들면서 

"뭔대??" 하니 "나 남자친구 생겼어!!" 진짜 이때 수화기 손으로 막고 21년 짧은 인생동안 가장 깊은 한숨을 쉬었던것 같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지만 왜 하필 그때 신병 나가서 내 맘에 확신을 갖고 좋아한다고 얘기하려고 했거든

 

이등병때 갈굼 존내 먹으면서 그 삭막한 군생활을 견디게 해주던 한줄기 빛같은 존재였는데 그냥 와르르 무너져 버린거야

 

한숨쉬고 나서 다시 엄청 밝은척 하면서 "이야 진짜 잘됐다 드디어 남자친구가 생긴거야???" 이러면서 축하해줬는데 그 통화 후로 힘이 하나도 안나더라......

 

그래서 휴가나간다는 얘기도 안하고 휴가 3박4일동안 연락 한번 안하고 있다가 복귀전에 연락해서 잠깐 봤는데 엄청 살갑게 대하고 싶었는데 괜히 꼬여갖고 틱틱거리게만 되더라 나 먹으라고 먹을것도 챙겨줬었는데

 

그렇게 복귀하고 그게 지금까지 마지막 만남이 되버렸지..... 그 후론 전화해도 남자친구랑 있다고 잘 안받고 전에는 전화 해서 "나야" 하면목소리 듣고 바로 알아챘었는데

 

이젠 누구세요??? 하다가 XX이라고 하면 아.....왜??? 이러면서 반응만 차가워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한번 들어보자고 정말 눈치없이 전화 많이 했던것 같다 

 

그래도 나 전역하기 전엔 깨지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 어느새 100일 200일 300일 사귀다 내가 전역을 해버렸는데 아직도 잘 사귀고 있더라

 

2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자기전에 자꾸 생각난다 이제는 사귀는거고 좋아하는 마음비추는거고 바라지도 않고 그냥 얼굴이나 한번 보고싶은데 연락하기엔 또 차가운 목소리만 들을것 같아서 겁나고.....

 

그렇게 철벽치는거 보니까 오히려 더 맘에 들더라.....요즘 좋니 들으면서 혼자 존나 감정이입하고 있는데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주변에 얘기하면 병신소리만 들어갖고 여기서 함 얘기해보는데 또 병신소리 듣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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