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안 흔할 수 있는 반도의 고딩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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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왔어, 의외로 기다려주는 사람이 많네.
그럼 다시 시작해 볼께
쓰러지면서 내 품에 안긴 그 애는 아무래도 잠든거 같았어.
하긴, 술을 그렇게 마셔댔으니....
근데 막상 잠드니까 막막한거야,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이런 일도 처음이라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과장님한테 전화를 했음.
"과장님 아까는 감사했습니다"
"사정 다 아는데 뭘 그래~"
"그래서 여쭤볼게 있는데 아까 회식 자리에서..."
"아~ 그 같은 아파트 얘기? 그거 진짜야
OO군이 부탁해서 서류 보는중에
눈에 띄길래 기억에 남았지"
"그러면 몇 동 몇 호 인지도 아세요?" 하고 물어봤더니
"아니, 거기까진 기억이 안나고
같은 아파트인것만 기억나" 하시더라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나중에 술 한잔 살께요 과장님" 하고 끊었음
일단 같은 아파트라는건 알아냈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에 동이 좀 많은데
그때까지 안 일어나면 어떻하지 생각하면서
일단은 그 애를 업고 회사 주차장까지 걸어갔음
참고로 난 술만 마시면 개가되는 주사가 있는데.
환영회때 술마시고 회식자리에서 난리 치니까
그 다음부터는 먼저 달라고 안하면 안 따라주시더라.
그래서 회식 때 마다 멀쩡한 정신으로 집에 갈 수 있었고.
그 날도 다행히 멀쩡한 정신였음
주차장에 도착해서 뒷자리에 눕혀놓고
운전석에 잠깐 앉아있었는데
뒷자석에서 소리도 없이 스르륵 일어나더라.
고개 푹 숙이고 어깨도 축 처져서 앉아있었는데
내가 "앞으로 올래?" 하니까
아무말도 없이 조수석에 바꿔타더라
그러고 출발해서 한 절반 정도 갔나
중간에 아무 생각없이 그 애 쪽으로 얼굴을 돌렸는데
반쯤 풀린 눈으로 나 쳐다보고 있더라.
내가 돌아보니까 그때서야
"나 안보고 싶었어..?" 라고 말을 하더라.
그런 말을 들고도 모른척 하는게 힘들어서
"아니, 엄청 많이 보고 싶었어" 라고 했음.
"근데 왜 모른척 했어?
연락하라고 번호도 안 바꾸고 있었는데" 하는데
애가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눈물까지 떨어지는걸 보니까
뒤통수를 한대 맞은거 같더라.
그런데 거기에 이어서
"네가 복사기 고쳐줄때 나 사실
설레서 심장 터지는줄 알았다?" 하는거야
그런데 내가 거기서 바보같이 아무말도 못했음
그런데 그 뒤로는 애가 말을 안하더라.
그렇게 서로 아무말도 안하고 아파트에 도착했음.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차를 주차하고 나왔는데
엘리베이터 타러 가는 방향이 똑같더라.
근데 난 102동으로 갔고 그 애는 101동으로 갔음.
그날 저녁은 '얘가 아직도 날 좋아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그 날 저녁은 잠도 안오더라.
그 다음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101동 앞에서
차 세워놓고 차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한 30분 정도 지나니까 나오더라.
나오면서 날 보면서 흠칫 놀라기는 하던데
내가 조수석 문 열어주니까 그래도 와서 앉더라.
그러고 회사 출근하는 길에도 아무 얘기 없다가
내가 먼저 "아직도 내가 들어갈 자리 있어?," 하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진짜 펑펑 울더라 그리고 또
"미안해, 그동안 힘들게 해서
앞으로 다시 맛있는거 해줄께" 라고 말했다.
그 말 하니까 내 팔 때리면서
왜이렇게 늦게 왔냐고 진짜 서럽게 울더라.
갓길에 차 세우고 아무말 없이 그냥 안아줬다.
안아주니까 품에 안겨서 우는데 그게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더라.
결국 그날부로 다시 사귀게 됬음
그런데 회사에는 비밀연애로 사귀게 됬는데
얼마 안가서 회사 사람들 다 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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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이라고 할 수 있는 얘기는 여기서 끝임.
필력이 딸려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데 읽어줘서 고맙다.
속편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야기는 있는데 안 원할거 같으니 본인은 이만 물러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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