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세단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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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세단과 할머니


저희 어머니는 팔순이 넘으셔서 귀가 어둡다.


하루는 어머니가 노인정에 마실을 가셨는데
어머니가 싫어하는 약국집 할머니도 오셨다.



그 분도 귀가 안 좋으신듯.


약국집 할머니는 그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아구! 우리 아들이 최고급 ‘벤츠 세단’을 샀는디
을매나 좋은지 몰러”



하지만 귀가 어두운 우리 어머니

“어휴~! 저 할망구는

별것도 아닌 걸루 맨날 자랑질이여

인자는 허다허다 안되니께
"배추 세단’" 산 것가지고 자랑질하구 자빠졌어”



약국집 할머니도 귀가 어두운 관계로

저희 어머니 실수도 모르고

“암만 조응께 자랑을 허지,
그 벤츠가 얼메나 비싼 줄 알어?”



“아이고~ 그까짓 배추가 좋아봤자 배추지, 뭐.
배추에 금테라도 둘렀남?”

요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묵묵히 장기 두시던
노인정의 최고 어르신 왕 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버럭 소리를 치르시며



“아 시끄러!
이 할마시들이 아까부터 잘난 빤스 갖고

왜들 그러냐말여.."

"빤스 세장’" 갖구 온통 난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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