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닭갈비 맛집을 소개하기 전에 춘천 닭갈비의 기원과 배경에 대해서 짧은 썰을 먼저 풀어보겠습니다.

어떤 음식이 특정 지역에서 유난히 발달할 때는 그 지역에서 그 음식의 재료가 풍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포항에서 물회가 왜 유명하겠습니까? 그냥 바닷가니까 해산물이 풍부해서 초장 넣고 슥슥 비벼먹는 게 기원이 된 거죠.

춘천은 예로부터 양계장과 도계장이 발달해서 닭이 풍부했고 70년대부터 교통이 발달되면서

군인을 비롯 대학생 엠티 등 춘천 관광객이 급격히 많아지며 닭구이가 자연스럽게 성행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재래식으로 숯불에 구워먹었으나 기기가 발달하고 가스가 보편화되면서 간편한 철판닭갈비 시스템으로 바뀌게 됐죠.

마치 풍미가 진한 맥주의 시초 에일(ale)이 냉장기술의 발달로 라거가 발달하면서 라거맥주에게 밀린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춘천을 대표하는 명동 닭갈비 골목에 가면 대부분이 철판닭갈비였습니다.

근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춘천 닭갈비 맛집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편하게 먹기 좋은 순한 맛의 맥주 라거에서 요즘에 다시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성행하며 풍미 좋은 에일맥주가 인기를 끌듯이

춘천에서도 다시 숯향 가득 머금은 재래식의 숯불닭갈비가 크게 성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양강댐 가는 길목의 신북거리에는 숯불을 전문으로 하는 춘천 닭갈비 맛집들이 대거 밀집해 있죠.

이곳에서 "농가닭갈비"는 명동에서 철판이 크게 활약하던 옛날부터 묵묵히 숯불을 고집하던 곳이며

신북 닭갈비 골목에 숯불닭갈비 맛집들이 군집하게 만든 형님격의 시초집입니다.

농가닭갈비는 60년대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예로부터 좋은 숯과 좋은 닭고기를 사용하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이 거리에서 거의 유일하게 참숯을 사용하며, 닭은 항상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하고, 양념에 이틀 숙성을 시키지요.

오감을 자극하는 숯향, 쥬이시한 육즙과 보드라운 살코기, 은은한 듯하면서 자꾸 땡기는 양념 맛을 보면 신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제 기준이지만 전국적으로 춘천 닭갈비 맛집을 봤을 때 이 정도의 퀄리티는 서울 신당동의 은하계와 춘천 농가 정도가 아닐까 사료해봅니다.

그 외 전설적인 닭구이집은 화순 OK사슴목장, 구례 산들좋은촌닭도 있으니 춘천 닭갈비 맛집과 함께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참고용으로 제가 여행할때 본 "춘천 가볼만한곳" 여행지 정보 함께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