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군] 역사와 자연을 품고서, 가을을 걸어보는 철원 소이산 생태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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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연을 품고서, 가을을 걸어보는 철원 소이산 생태숲길
여행정보
가을 분위기가 고조되는 10월, 선들바람과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시기입니다.
강원도 철원은 비무장지대와 맞닿아 있으며 철원평야로도 유명한 지역으로, 오늘 여행 목적지인 철원 소이산 생태숲길은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소이산 생태숲길)
맞은편으로 노동당사가 위치한 소이산 생태숲길입니다.
수많은 꽃들, 나무들 그리고 생물들이 공존하는 소이산 생태숲길을 걷다 보면 물아일체라는 말이 떠오르게 됩니다.
맑은 철원의 공기가 더해지면서 건강해지는 여행을 떠나봅니다.
오늘 철원 소이산 생태숲길 이야기를 들려주실 최운규 해설사님이십니다.
단순한 문화관광해설사로서가 아니라 지질해설사, 숲해설사, 숲길체험지도사로서 한 분야 한 분야 섬세하게 해설해주시기에
약 2시간동안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철원은 우리나라 일교차가 가장 심한 지역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소이산생태숲길의 정상에서는
우리나라 3대평야중 하나인 철원평야를 볼 수 있습니다.
故김일성이 철원평야를 뺏기고 3일동안 통곡을 했다는 설화를 들어보니 철원평야의 가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숲 속을 들어서기 전에 먼저 백일홍, 국화, 벌개미취, 코스모스 등을 볼 수 있으며 노랗게 올라온 꽃은 금계국이라고 합니다.
이 곳은 옛날에는 지뢰밭이었는데 국방부와 개발을 하여 지뢰를 제거하고 탐방로를 만든 것입니다.
멧돼지의 흔적들을 볼 수도 있는 생생한 장소로, 이제부터 약 4키로가 넘는 구간을 걷게 됩니다.
지뢰 꽃길을 먼저 걸어보기 시작합니다. 지뢰 꽃길을 걷다 보면 설치되어 있는 철조망에는 철원 지역의 문인들이 지은 통일을 염원하는 다양한 시 등의 글들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시를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걸으며 읽다 보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길을 올라오다 뒤를 돌아보니 노동당사가 보입니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북한땅이었다가 6.25전쟁때 수복한 지역으로, 현재 노동당사는 통일 교육의 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이산 생태숲길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꽃 중에서 하나인 물봉선입니다.
좀 더 걷다 보면 예쁘게 피어있는 산수국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습니다.
산벚나무는 일반 벚꽃나무보다 꽃이 더 옅고 예쁘게 핀다고 합니다.
봄에 다시 오게 된다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벚꽃이 아닌 숲 속 정취를 담은 산벚꽃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쨍쨍한 해가 가려지는 완전히 숲으로 들어오니 선선한 바람을 느끼면서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
가을을 상징하는 잠자리. 잠자리가 낮게 띠면 날이 흐린 것이며, 높이 띄면 날이 맑은 것이라고 합니다.
비가 올 때쯤 되면 잠자리는 사라진다고 하네요.
소이산 생태숲길을 걷다 보면 주로 볼 수 있는 꽃, 산수국입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이유는 수정하려고 피운다는 것을 다들 아실텐데요.
그렇다면, 속은 파랗고 겉은 하얀 이 꽃은 어느 부위가 진짜 꽃일까요?
바로 파란부분이 꽃입니다. 멀리서 보면 꽃으로 보이지 않아서 하얀 부분이 꽃으로 보이도록 하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위장꽃입니다.
벌과 나비들이 하얀 위장꽃을 보고 아 저기 꽃폈다! 하고 알아볼 수 있어 날아온다고 합니다.
숲을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잠시 쉴 수 있는 벤치를 볼 수 있는데, 이 벤치에는 6.25전쟁이 끝나고 난 뒤 노동당사의 모습이 붙어 있습니다.
원래는 노동당사 옆에 철원경찰서도 남아있었지만 사람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서 건물에 있는 철근을 뜯어다가 먹을 것과 바꿔 먹었었고,
그래서 경찰서 건물은 없어져버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노동당사는 벽돌을 쌓아 만든 건물로 철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것입니다.
일부 구간마다 거미줄이 참 많이 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미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자신의 먹이활동을 위해 거미줄을 칩니다.
거미는 한 때 곤충으로 분류하였지만 사실상 곤충의 특징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에, 현재는 거미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숱한 거미줄을 지나 오른쪽 철조망에 걸린 풀을 잠시 살펴봅니다.
4장의 꽃잎을 가진 사위질빵이라고 불리는 이 풀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얽혀있습니다.
사위질빵은 장모님이 시골에서 농사짓는데 사위가 시골에 왔을 때 무거운 것을 나르도록 했지만,
장모님은 딸을 사랑하므로 사위한테도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짐을 될 수 있으면 줄이려고 약한 사위질빵을 끈으로 사용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모님의 사랑이 베어있는 풀입니다.
사위질빵과 반대 의미를 가진 풀이 있습니다. 장모님과는 달리,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하나부터 열 개까지 곱게 보지 않습니다.
며느리가 볼일을 보면 밑을 닦아야 하는데 털이 난 따가운 가시가 난 풀을 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꽃이 가시가 난 며느리밑씻개입니다.
숲길에서 중간 중간에 아까시나무가 넘어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천이과정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숲의 천이과정은 숲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변화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햇빛과 땅의 수분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식물들이 출현하는 것입니다.
넘어진 아까시나무를 지나고 보면, 아직은 안에 열매가 빨갛게 익지 않은 천남성이라는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천남성은 잎이 예쁘게 생겼다고 먹었던 사람의 입이 3일동안 마비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으며, 옛날에 사약 만드는 재료였다고 합니다.
잠시 멈추어 철원을 대표하는 시인 정춘근의 감상해봅니다.
<지뢰꽃>
월하리를 지나
대마리 가는 길
철조망 지뢰밭에서는
가을꽃이 피고 있다
지천으로 흔한
지뢰를 지긋이 밟고
제 이념에 맞는 얼굴로 피고 지는
이름 없는 꽃
꺾으면 발 밑에
뇌관이 일시에 터져
화약 냄새를 풍길 것 같은 꽃들
저 꽃의 씨앗들은
어떤 지뢰 위에서
뿌리내리고
가시철망에 찢긴 가슴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흘깃 스쳐 가는
병사들 몸에서도
꽃 냄새가 난다
생태숲길을 걸으면서 바닥을 보면 질경이라는 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질경이는 약재재료 나물로, 산에서 길 잃었을 때 질경이를 만나면 살 수 있습니다.
사람 다니는 길에 많이 나는 편으로 종자, 씨앗이 신발에 잘 붙어 사람이 다녀갔다는 표시를 할 수 있으며 회복력이 강해서 사람이 밟았다 해도 다시 일어납니다.
질경이에 대한 설화로는 옛날 중국에서 전쟁이 벌어졌는데, 오랜 전쟁으로 사람도 말도 지쳐있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어느 저녁때 비실비실했던 말들이 사라졌다가 다음날 아침에 생생하게 들어왔고, 이것을 두 번이나 반복하자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미행을 해보니깐 알고 보니 말들이 질경이 밭에서 질경이를 먹고 몸이 회복되어 생생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전쟁에 지친 병사들에게 질경이를 주어서 먹이니 병사들 또한 몸이 좋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계속해서 숲길을 걷다 보니, 낯익은 나무를 만납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이용되는 구상나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으로 유럽에서 가져가서 개량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구상나무는 가지가 위로 달리며,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고 합니다.
구상나무를 지나면, 하얀 껍질의 자작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자작나무는 나무를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자작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추운 지방에서 나는 나무로 러시아에서는 17세기경부터 항암치료제로도 썼다고 합니다.
자작나무도 고로쇠처럼 수액이 있는데 나무 물에 미네랄이 풍부하여 고로쇠보다 더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뢰꽃길을 지나고 생태숲길을 지나면 정상이 머지않음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을 지납니다.
정상까지 오르다 보면 미군이 레이더 기지로 쓰던 막사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미사용 중인 군사기지로 출입을 금하고 있어 외관모습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비가 그치며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탁 트인 철원평야, 비무장지대의 백마고지, 김일성 고지, 그리고 건너편 북한지역의 편강고원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눈을 뗄 수 없는 경관입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멀리 보이는 산 위에 커다란 집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백마고지입니다.
6.25때 백마고지 전투가 발생한 곳으로 약 만 오천 명 정도의 희생자가 발생한 곳입니다.
가깝고도 먼 북한과의 거리를 정상에서의 경치를 통해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이렇게 소이산 생태숲길을 걸어 산정상까지 다녀와보았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으면서,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이번 여행 어떠셨나요?
1석 3조 올 가을여행은 철원 소이산 생태숲길에서 함께해보세요.
산길을 한창 걸어서 소이산 정상을 찍고 내려왔기에 허기가 많이 진 상태에서 따뜻한 된장찌개를 곁들인 매콤새콤한 제육볶음 정식은 지친 몸의 피로를 한결 덜어주었습니다.
오시는 길
● 자가용:
올림픽대로(11.9km) → 금강로(32.7km) → 호국로(16.4km) → 북원로(16.5km) → 태봉로 → 월하삼거리에서 연천, 대마리 방면으로 좌회전 → 금강산로를 따라 1.53km 이동 → 철원노동당사
● 대중교통:
동송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서 동송.신탄리(이평리) 시내버스 승차, 관전리 정류장 하차, 버스로 3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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