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생활] 언니랑 싸웠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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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입니다. 저에게는 성인 언니가 있습니다. 제목처럼 현재 언니와 싸웠어요.
엊그제 잠깐 나갔다 오는 길에 할머니께서 주신 돈으로 피자를 샀어요. 집에 와서 언니와 함께 나눠 먹으려는데 치킨도 같이 먹자는 겁니다. 그래서 8개 치킨 조각을 4개씩 나눠먹기로 했어요.
제가 피자를 두 조각째 먹고 있는 순간 언니가 제 치킨을 한 조각 더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남은 피자 세 조각을 '너 다 먹어.'라며 말하는 거예요. 전 보통 언니가 이런 말을 해도 먹을 걸 알기에 '정말?'이라고 되물어보았고 '정말 다 먹어.'라며 대답했어요. 그리고 저녁 시간 대가 되었는데 제가 잠깐 잠이 들었어요. 일어났더니 언니가 남은 피자 세 조각 중에서 한 조각을 먹었다고 말하더라고요.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발단인 어제, 제가 남은 피자를 먹으려는데 언니가 일어났길래 피자 먹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언니가 피자 한 조각의 반만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할머니께 피자 드실 건지 여쭤보고 오라더군요. 여쭤봤더니 할머니는 안 드신다고 했고 언니는 갑자기 '그럼 나 피자 한 조각 다 줘.'라고 말하는 거예요. 저는 당황스러워서 '어제 남은 피자 다 나 주기로 하고 내 치킨 하나 더 먹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지금까지 너 붕어빵도 사 주고 햄버거도 사 주고 내가 더 많이 사줬잖아.'라며 대답하는 겁니다. 그 얘길 들으니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아무래도 언니와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늘 뭔갈 사주거나 빌려주거나 알려주거나 들어주거나 그런 쪽은 다 언니였어요.
그래서 저는 억울한 마음에 말이 헛나왔습니다.
'언제?'라고 했습니다.
제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순간적으로 말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난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한 적 없는데 언니가 같이 먹자고 한 거였잖아.' 이런 식으로 말했어요. 아마도 언니는 그 말에 화가 난 것 같아요. 그 후에 '시끄러워. 저리 가.'라길래 '그래서 피자 한 조각 데워다 줘?'라 했더니 '됐어. 먹든 말든.'이라며 짜증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저도 억울한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일단 언니가 저와의 약속을 깨뜨린 것이었고 제가 확실히 불리한 질문(누가 더 많이 사줬는데. 등)을 던지는 것은 제 피자를 하나 더 먹는 것에 대한 정당화를 시키려는 느낌이었어요.
여튼 이렇게 싸우고서 할머니가 곧 알게 되셨어요. 할머니는 언니보다 절 더 두둔해주셨어요. 제가 이번에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할머니한테 하소연 했거든요.
그렇게 어색하게 저녁을 먹고 나서 휴대폰이 방전될 위험에 있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되겠지만 전 충전기를 잃어버려서 요즘 언니 것을 나눠쓰는 중이었습니다.
싸운 이유도 나눠 먹는 것과 말실수 때문이었는데 제가 생각해도 좀 어이없지만 언니한테 가서 충전기를 좀 빌려달라며 말을 걸었습니다. 전 이 부분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요. 사과를 먼저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언니가 화나진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충전기를 빌려달라고 했고 언니는 제 말을 듣기는 했지만 무시했어요. 기분이 나빠진 저는 할머니한테 가서 또다시 억울한 점을 토로했고 그러다가 할머니께서 언니에게 '충전기 좀 빌려줘라.'라고 대신 말씀하셨어요. 언니는 '네 거, 내 거 따지는 애가 충전기는 왜 내 걸 써?'라며 얘기했고 전 그때 너무 창피하고 속상했습니다. 전 언니가 제게 한 약속(남은 피자를 다 먹으라는 것)을 지키고 싶었던 것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전 네 거, 내 거 따지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할머니가 제게 충전기를 빌려다 주셨고 전 침대에 누워서 한참 울었습니다. 고작 피자 하나로 이렇게 싸울 일인가 싶기도 했고 제게 모진 말을 하는 언니와 할머니가 너무 미웠습니다.
저는 방에서 나와 다른 방에 들어가서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언니의 말이 날카로웠어도 제 잘못을 고쳐주려고 한 말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과를 하려고 다가갔습니다. 막상 다가가니 언니한테 어떤 말도 못 하겠더라고요.
1차로 '꺼져, 짜증나게 하지 말고.', 2차로 '성가시게 하지 말고 꺼져.' 그리고 2차로 한 말 뒤에 '너 이렇게 하는 것도 네 생각만 하는 거야. 넌 네 생각밖에 안 하잖아. 너한테 안 물어보고 내 것만 시켜서 먹어도 되는데 물어봐주는 거야. 뭐, 넌 먹고 싶었던 적 없다고? 그럼 쳐먹지를 말던가.'라는 말과 함께 '사과하지도 말고 꺼져.'라는 말을 끝으로 아무런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번에도 종종 이렇게 싸웠기 때문에 힘들어도 적응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더 괴로운 이유는 이번 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중2 때보다도 더 심하게 언니와 자주 싸운다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부쩍 짜증나는 횟수도 늘고 고민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언니와 10번을 말하면 한 4번은 말투나 말 때문에 싸우게 됩니다. 저번에 싸웠을 때는 전화를 하다가 제가 싸가지 없이 말했다는 것 때문이었는데요. 그때 언니가 전화로 한 말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내가 왜 요즘 너한테 전화 안 하는 줄 알아? 너랑 얘기하면 짜증 나고 지쳐.'였습니다. 제가 올해 들어서 언니한테 말로 혼난 게 좀 많았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싸웠고 그때마다 전 대부분 편지를 적어서 언니와 화해를 했어요.
전 언니가 제 편지를 받고서 한참 후에 풀어지길래 그 동안 싸운 것에 대하여 마음을 모두 정리한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 전화 내용에서 저와 싸웠던 일들을 다시 꺼내서 얘기했던 걸 보면 제게 미운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그 후 풀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전화를 할 때면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커요. 또 말실수 해서 언니를 화나게 만들까봐서요.
그래서 요즘도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도 언니와 싸우기 싫어서 참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어제는 또다시 싸운 거고요.
전 제 말투가 싸가지 없다거나 짜증내는 것 같지는 않은데
언니는 늘 제 말투가 문제라고 합니다. 왜 일까요.. 제 목소리가 좀 어린 애 같기는 합니다. 진지한 얘기를 할 때도 이 목소리 때문에 떼를 쓰고 징징대는 것처럼 들린대요.
제 말투도 문제지만 제 목소리도 문제일까요..?
전 언니와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꾸 원치 않은 데서 오해가 생기고 싸우게 돼요. 게다가 사과를 먼저 하려고 해도 앞에 가면 말도 잘 안 나오고 언니는 핸드폰만 봅니다. 제 얘길 경청해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까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 매우 속상합니다. 이번 일은 제가 제 생각만 하는 것 때문에생긴 일이라고 해요. 어떻게 해야 화해할 수 있을까요?
언니는 사과도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저도 제가 먼저 안 하고 언니가 제 마음을 좀 이해해줘서 먼저 사과해줬으면 좋겠어요.
늘 싸우면 일방적으로 제가 잘못한 사람이 되어버려요.
분명히 언니도 제게 상처를 주었는데요. 그래서 너무 힘듭니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고 무섭고 두렵기만 해요.
언니에게 뭐라고 사과해야 할지 답변을 남겨주세요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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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뵤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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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봤을때는 적어도 이번 경우 (피자 약속 저버린 일) 는 질문자님이 잘못하신게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질문자님도 아시겠지만 "'지금까지 너 붕어빵도 사 주고 햄버거도 사 주고 내가 더 많이 사줬잖아" 라는 말이

피자 약속을 깨트린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할 순 없습니다.

여하튼 매번 질문자님이 잘못하지 않았어도 항상 먼저 사과했기 때문에, 이게 버릇이 되어

언니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때는 "말투"에 대해서 사과를 하시되, 질문자님도 서운하신 부분(피자 약속 깨트린 점, 무슨 말을 하면 무시하는 점등)에 대해 편지라도 써서 질문자님의 마음을 전달했으면 하네요.

잘 해결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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