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생활] 지나친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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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한테 용돈을 받았어요. 할머니가 웃었으면 좋겠어서 장난스럽게 “우와, 과자 사먹어야 겠다.” 라고 말했어요. 할머니도 귀엽다고 넘어갔는데 부모 표정이 개썩었어요. 그래서 집에 가선 자기들 앞에 앉혀두고 개닦았어요. ㅈㄴ 버릇없다나 뭐라나. 할머니가 저한테 준 용돈이고 할머니도 제 농담을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갔는데 제 3자인 부모가 왜 난리인지 궁금하네요.

어릴적 일인데요,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돈을 받으면 괜히 부모 눈치나 먼저 보고. 근데 부모는 그때 나 보다 더 심한 농담을 하면서도 웃으면서 무마하고. 나만 신경쓰이고 나만 잘못한 느낌 너무 싫어요. 분명 별 거 아닌 일인데...

또 어릴때 아빠 친구들과 캠핑을 간 적 있어요. 그 아저씨가 강아지를 키웠는데 저와 다른 아이들을 놀아주려고 개가 짖는 소리를 따라하고 그랬어요. 다른 아이들도 농담을 했고 저는 “우와 진짜 개같다.” 라고 지나가는 소리로 했어요. 근데 그 아저씨 와이프가 저한테 어른한테 개같다가 뭐야! 하면서 갑자기 화를 냈어요. 한창 분위기가 좋았고 그냥 장난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말인데 아줌마가 갑자기 화를 내서 저는 엄청 뻘쭘해졌어요. 그 후로 그 아저씨가 장난스럽게 “그래, 개같다가 뭐야” 하며 분위기를 풀려고 했지만 전 기분이 너무 상한 나머지 아직까지도 상처로 남았어요.

그 아줌마와 친하지도 않았고 정말 기대 했던 캠핑이 그대로 망했죠. 그땐 초등학생이었고 할 말 안할 말 구분이 안되기도 했죠. 그치만 이게 예의에 벗어날 정도로 잘못된 말이었나요? 분명 몇 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너무 충격으로 남아서 그 아줌마가 아니라 그 아저씨를 봐도 부담스럽고 껄끄러워요. 그 아줌마랑 그 아저씨는 잊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지만 전 너무 상처가 되었어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어서 아줌마한테 대들수도 없었고 대든다 해도 그 아줌마와는 서먹한 사이었죠...


제 어릴적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사건들이에요. 제가 심한 지적을 받을 만큼 잘못한 거예요? 너무 충격으로 남아서 아직도 그 상황이 생생하게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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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여우의이야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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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님은 재미로 한 말안데 심하게 혼나셔서 고민이시군요

근데 재미라 하더라도 용돈을 받으시면 감사합니다를 먼저 말하셔야 하고, 어른한테는 개같다 라고 하시면 안 돼요

본인은 아무 생각없이 했겠지만 그걸 들은 주변 사람들은 충분히 기분이 나쁠만한 말들이에요

생각을 하고 말씀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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