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틀에 한번 꼴 꺼진다…커지는 ‘발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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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사고의 실종자를 아직 찾지 못한 가운데, 곳곳에서 도로와 땅이 내려앉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언제든 길을 가다가 땅이 꺼질지 모른다는 ‘발밑 공포’를 호소한다.
14일 오전 7시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새벽시장 인근 차도에서 땅 꺼짐 현상이 발견됐다. 사상~하단선 공사 관계자가 예찰 활동 중 땅이 일부 내려앉은 것을 파악하고 확인한 결과 공사장과 바로 맞닿은 지표 아래 가로 3m, 세로 1.5m, 깊이 5m 규모의 공동(空洞)이 확인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날 새벽 싱크홀(가로 3m, 세로 4.5m, 깊이 5m)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불과 350m 떨어진 곳에서 공동이 재차 확인되자 주민 불안감이 커졌다.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삼성동 재개발지역 인근에서도 지반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하루 전에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강동역 1번 출구 앞에 지름과 길이가 약 20㎝인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곳도 불과 3주 전 지름과 깊이가 20m인 싱크홀로 사망자가 발생한 곳에서 직선거리로 3㎞ 떨어진 지점이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의 애오개역 인근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연이은 사고에 시민들은 “싱크홀이 일상이 됐다”고 걱정했다.
이에 서울시는 14일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9호선·신안한선·GTX-A 등 시내 5개 도시·광역철도 건설공사 구간(49.3㎞)에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투입·탐사하기로 했다. GPR 탐사 결과는 ‘서울안전누리’와 공사장 현장 게시판 등에 즉각 공개한다. 지반침하 사고 징후를 신고를 받으면 원스톱으로 접수·조치할 수 있는 ‘신속 현장 점검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따르면 2018년부터 이날까지 2660일 동안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1349건으로, 이틀에 한 건 꼴로 발생했다. 과거엔 강수량이 급증하는 여름(6~8월) 장마철에 집중됐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장마보다 노후 상·하수도, 인위적인 지하 개발, 굴착공사 등도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발생 시점도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보다 실효성 있는 싱크홀 사고 예방이 이뤄지려면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위험 지역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충기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위험 지역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며 점검 때마다 전문가의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기 점검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장비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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