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경기엔 불황형 투자...부자들 “부동산보다 금ㆍ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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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면서 부자들이 부동산보다 예금ㆍ금ㆍ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하 부자 ‘영리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올드리치’의 3배 이상 보유하고 있고 해외주식 비중도 더 늘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16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884명)의 74.8%는 올해 실물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소극적이었는데 조정 의향이 있는 경우(34.3%)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15.2%)는 응답이 그 반대의 경우(8.4%)보다 많았다.
올해는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둔 ‘불황형 투자’가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투자 의향 있다고 밝힌 자산 1위는 예금(40.4%)이었고 금(32.2%)과 채권(32.0%)이 뒤를 이었다. 상장지수펀드(ETF)(29.2%)와 주식(29%)도 높은 수준이었다. 부동산은 20.4%로, 조사 대상 12개 자산 중 8위에 머물렀다.
부자의 부동산 매수 의향은 2024년 50%에서 올해 44%로 줄었으며 추가 매입 의향 역시 42%로, 전년(49%)보다 낮아졌다. 다만 연구소는 “올해 부동산 투자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해도 부자의 부동산 매수 의향(44%)은 일반대중(3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짚었다.

자료: 하나금융연구소
올해 외화자산을 보유하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82%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56%로 지난해(20%)의 3배 가까이 늘었다. 2024년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부자 중 20% 이상 고수익을 낸 비중이 12%로 미보유자(6%)의 2배 수준인 만큼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40대 이하 ‘영리치’는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영리치의 주식 보유율은 78%로, 올드리치(66.4%)의 약 1.2배 수준이다. 이들은 전체 주식 중 해외주식 비중이 약 30%로 올드리치(20%)보다 높았고 올해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영리치 10명 중 4명(25%)은 미성년일 때나 취업 전 주식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리치의 가상자산 보유율은 29%로, 올드리치(10.0%)의 약 3배다. 황선경 연구위원은 “영리치는 가상자산 투자를 포함해 투자 트렌드를 주도하고 올드리치보다 금융을 활용해 자산을 증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영리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6% 늘어, 올드리치(연평균 3%)보다 성장세가 빠르다.
부유층은 가상자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향후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대중부유층’(자산 1억 이상~10억 미만, 1545명)과 부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상자산 보유 비중은 2022년 12%에서 2024년 18%까지 늘었다. 가상자산 평균 투자액은 약 4200만원이었으며, 투자자 중 34%는 4종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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