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WTO ‘세계 무역 성장률’ 전망, 6개월만에 3%→ -0.2%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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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각) WTO는 올해 세계 상품무역이 0.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3.0% 증가)보다 3.2%포인트 내린 수치다. 미국 정부가 최근까지 주요 교역국들에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과는 서로 보복을 거듭하며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100%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WTO는 “최근 무역정책 변화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WTO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재 일시 유예한 상호관세를 전면 재도입할 경우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은 0.6%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그에 따른 파급 효과로 또 추가로 0.8%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1.5%(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까지 떨어진다는 게 WTO의 시나리오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WTO는 수출의 경우 북미(미국·멕시코·캐나다) 지역만 규모가 축소할 것으로 봤다. 수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12.6%’로 내렸는데,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불을 붙인 관세 폭탄이 부메랑을 맞는 모양새다. 아시아(4.7%→1.6%)와 유럽(1.8%→1.0%)도 낮추긴 했지만, ‘플러스’는 유지할 거라고 예상했다.

중국을 두고 WTO는 “대미 수출이 의류·전자기기 등을 중심으로 급감하겠지만, 다른 지역으로 수출은 4~9%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이 수출을 늘릴 제3국에선 한국 등 경쟁국과의 수출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시장에선 중국의 빈자리가 생기면서 이를 메울 수 있는 국가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WTO는 또 관세 부과 대상은 아니지만, 운송·물류 등 상품 무역 관련 수요가 약화되면서 서비스 무역 또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여행·투자 관련 서비스 지출도 위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상업 서비스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1%에서 4%로 하향 조정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이 가장 큰 우려”라며 “세계 경제의 지정학적 분열을 초래해 양극화된 두 블록으로 세계가 쪼개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세 전쟁이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7%의 역성장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세계은행(WB)도 경고음을 냈다. 아제이 방가 총재는 관세 등으로 인해 촉발된 불확실성이 “수개월 전에 비해 글로벌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각국 간 무역 협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도 “무역 긴장과 불확실성으로 경기 침체 추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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