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원 투표 날 스웨덴 말뫼시장 면담…김경수의 독특한 경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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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대선경선 후보가 17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카트린 스테른펠트 스웨덴 말뫼 시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사람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연합뉴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충청지역 권리당원 투표가 한창이던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청에서 방한한 스위스 말뫼시의 시장과 면담했다. 조선업 중심지에서 탄소 중립 도시로 거듭난 말뫼시의 경험을 듣기 위해서다. 같은 날 이재명 후보는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하고,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 충북도당에서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경쟁자들이 지역 친화 행보에 집중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민주당 경선룰(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에선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김경수 후보는 당원들과 스킨십을 쌓기보다 거대 담론이 포함된 정책 의제를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사회·정치·외교·안보·국방 분야 2차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21일 김경수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결선투표제, 연합공천제 도입 ▶정치검찰 폐지 ▶징병과 모병 혼용제로 개편 ▶중위소득 40%의 최저소득 보장 등을 포함한 사회ㆍ정치ㆍ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5대 초광역 자치정부 수립ㆍ행정수도 이전 등 대표 공약을 담은 87쪽 정책자료집도 배포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초광역 자치 정부 등의 공약은 개헌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한 공약들이다. 압도적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순회 경선 일정에 맞춰 지역 맞춤형 개발 공약들을 쏟아낸 것과 대조를 이루는 접근법이다.
김경수 후보의 말과 행동에선 이재명 후보의 허점을 파고드는 비판과 대립각을 세우는 공격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상당했던 경선 룰 변경 과정에도 강하게 반발하는 대신 물밑에서 “TV토론 횟수를 늘려달라”고 당에 요청하는 식이었다. 지난 18일 TV토론에서 김동연 후보는 간혹 이 후보를 향한 공세를 폈지만 김 후보는 협공을 자제하고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 후보에게 “동의하십니까”라고 묻는 식을 거듭했다. 그 결과 지난 대선 당시 이낙연·박용진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의 치열한 TV 토론회는 “차담 같은 느낌”(민주당 재선 의원)으로 탈바꿈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교육·사회·정치·외교·안보·국방 분야 2차 정책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같은 김경수 후보의 경선 방식을 두고 한 친명계 중진 의원은 “착한 2등 전략”이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친명계 3선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인지도를 높여 차기 당권에 도전하려는 포석”이라 해석했다. 하지만 김경수 캠프 관계자는 “2등을 목표로 하는 선거는 없다”며 “탄핵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선 국민에게 민주당이 다음 국정 운영을 잘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게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캠프의 별칭 ‘더하기 캠프’도 이 같은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작명이라고 한다. 김경수 후보는 19~20일 충청ㆍ영남 경선에서 누적 지지율 5.17%를 받아 이재명 후보 89.56%, 김동연 후보 5.27% 이어 3등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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