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차병원, 빅5도 못받는 환자 살려냈지만…“의료진 갈아넣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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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밤 10시 부천세종병원에 대동맥박리 환자 A(54)씨가 이송됐다. 그는 빅5 병원 중 한 곳의 응급실에 이송됐다가 수술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시 이곳으로 옮겨졌다. 당직 중이던 흉부외과 전문의가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고, A씨는 목숨을 건졌다.

부천세종병원은 종합병원(2차병원)이지만, A씨처럼 상급종합병원도 받지 못하는 심장 응급환자를 적극 수용한다. 부천세종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의 심장전문병원이다. 같은 재단의 인천세종병원까지, 2곳 병원에서 지난 8년간 이뤄진 고난도 심장 수술·시술은 1706건에 달한다. 국내에서 한해 200여건만 실시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심장이식 수술도 지난해 이들 병원에서 20건(부천 5건, 인천 15건) 이뤄졌다. ‘심장 전문’ 외길을 걸어온 두 병원이 보유한 심장내과·흉부외과 전문의 수는 부천 16명·9명, 인천 10명·5명으로, 같은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들을 앞지른다. 전국에 41명뿐인 소아심장 전문의 중 4명(10.3%)이 부천세종병원에 근무한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박진식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사명감 있는 의료진의 헌신으로, 이들의 몸을 갈아 넣어서 유지해왔다”면서 “하지만 이 상태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난도 수술을 척척 해내도 상급종합병원보다 낮은 수가를 받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김경섭 인천세종병원 공공의료실장은 “같은 환자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해도 (2차병원이라) 수가가 더 낮다”고 설명했다.

인력 유출도 빈번하다. 박 이사장은 “세종병원은 ‘심장병 사관학교’로 불린다. 여기서 훈련받은 의료진이 전국 대학병원들로 옮겨 간다”며 “인력을 키우려 병원이 많은 자원을 쏟아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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