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겨우 지브리에 놀랐나…챗GPT '진짜 그림실력'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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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이미지 챗GPT ‘찐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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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프로필 사진부터 소셜미디어 피드까지 다 점령했다. 10초 만에 뚝딱, ‘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 스타일로 그림 그려주는 용한 화가 ‘챗GPT-4o 이미지 생성’ 모델 덕분이다. 지난달 25일 출시 후 전 세계적 인기에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서버 돌릴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찾아 헤맸을 정도. 그런데 이미지 생성 AI,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 만들기 용으로만 쓰기엔 할 줄 아는게 훨씬 많다. 몇마디 프롬프트(명령문)로 카드뉴스·웹툰 그리고 복잡한 인포그래픽까지 다 만들 수 있다. 팩플이 초보부터 고수까지 실전에서 똑똑하게 쓸 수 있는 이미지 AI 활용법을 A부터 Z까지 정리했다. 가만 내 얼굴 사진, 우리 가족 사진… 무심코 챗GPT에 올린 사진 안전한 건가?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방법도 세세히 담았다.
◆나만의 전속 화가 챗GPT=화가 챗GPT는 자유자재로 화풍의 경계를 넘나든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건 단 하나. ‘내가 진짜 원하는 스타일’이 뭔지 아는 거다. 먼저 글로벌 대유행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법, 본론부터 들어가 보자. PC 혹은 모바일 앱을 통해 챗GPT를 실행한다. 바꾸고 싶은 사진을 입력창에 끌어다 놓거나 ‘+’(파일 업로드 및 기타) 버튼을 눌러 올린 뒤, 프롬프트(명령어)를 적는다. “이 사진을 지브리풍으로 바꿔줘.” 다른 화풍이 궁금하다면, 같은 방식으로 챗GPT에 “OO 스타일로 만들어 줘”라고 명령만 하면 된다. 고흐·모네·피카소 등 전통 화가들 회화 스타일부터 애니메이션·일러스트 기반 현대적 스타일까지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지 몰라서 명령을 못 하겠다면, 사진과 함께 “이 사진과 어울리는 화풍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해보자.
결과물은 명령어를 통해 미세 조정이 가능하다. “지금 나온 결과물의 밝기를 좀 키워줘” 식으로 채도나 명도를 조정하고, “가운데 있는 인물을 웃는 표정으로 바꿔줘” 식으로 스케치 변경도 가능하다. ‘달리3’ 등 기존 이미지 AI 모델은 처음부터 프롬프트를 다시 입력해야 하지만, 챗GPT는 기존 명령에 이어서 대화하듯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때그때 주어진 지시를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챗GPT의 텍스트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맥락을 파악해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진을 추가해 “아까 만든 이미지와 비슷하게 작업해 줘” 식의 꼬리를 무는 작업이 가능한 이유다. 다만, 이같은 맥락 기반의 작업은 원하는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 오히려 방해되기도 한다. 대화의 맥락들이 엉켜서 이상한 결과물이 나오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대화 기록이 없는 ‘새 채팅’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업무용 디자이너로 쓰는 법=챗GPT의 진짜 강점은 단순히 화풍을 잘 모방하는 것을 넘어서 텍스트를 잘 다룬다는 데 있다. 한번에 통째로 생성하는 ‘디퓨전(diffusion)’ 방식이 아닌 작은 단위(픽셀 또는 토큰)에서 하나하나 그려나가는 ‘자기 회귀(Auto-regressive)’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답변할 때 다음 단어를 하나씩 예측해 가며 문장을 만들어 나가는 챗GPT 작동 원리를 이미지 형식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 덕에 맥락 속에서 이용자 의도를 파악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텍스트를 이미지에 정확히 삽입하는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인포그래픽(복잡하거나 많은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기 쉽게 정리한 이미지)은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장 자신감을 드러낸 분야다. 기존 모델은 5~8개 객체(그래픽 안에 들어가는 요소)를 다룰 수 있었다면, 새 이미지 모델은 ‘속성 바인딩’(여러 객체의 모양·색상·위치 관계를 정확히 파악·유지하는 능력)을 통해 최대 20개 객체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인간의 세포 구조를 그려줘”처럼 간단한 지시부터 “칵테일에 대한 사실적인 다이어그램을 만들어줘. 각 음료 앞에 손으로 쓴 레시피를 적어줘. 갈색 카드, 검은색 텍스트, 제목은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 4가지’”처럼 복잡한 내용까지 모두 생성할 수 있다. 뉴턴의 프리즘 실험처럼 텍스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과학 이론도 간단한 프롬프트(“뉴턴의 프리즘 실험을 매우 자세히 설명한 인포그래픽”)로 짧은 시간 내에 도식화할 수 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버무린 카드뉴스나 4컷 만화 형식도 쉽게 제작 가능하다.
어떤 명령어를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챗GPT에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된다. 예를 들어, 웹툰 제작 중에 어떻게 컷을 구성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루고 싶은 스토리를 줄줄 써내려간 다음 4컷 만화를 만들고 싶다고 입력하면 된다. 챗GPT가 ‘AI에게 요청할 최적의 문장’이라면서 구성부터 구체적인 프롬프트까지 다 짜 준다. 그대로 혹은 필요한 부분만 다듬어 복사해 붙여넣기하면 된다.
텍스트에 강한 모델이지만, 아직 한국어에 미숙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한국어 명령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뿐 아니라 결과물로 나오는 한국어 표기도 잘못된 경우가 많다. 오픈AI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비(非)라틴계 언어를 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공지할 정도. 훈련 데이터 대부분이 영어·프랑스어 등 라틴 문자 기반이기에 한국어를 다룰 때 받침이 깨지거나 자음과 모음이 겹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저작권 등 안전문제 다시 불거져=챗GPT를 통한 이미지 생성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면서 저작권 등 데이터 학습을 둘러싼 안전 문제도 또다시 불거졌다. 이번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지브리 창립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과거 AI 창작물에 대해 “역겹고 소름이 끼친다”며 불쾌함을 드러낸 바 있다. 지브리 화풍 이미지 생성 자체를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을까.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생성하는 이미지는 스타일 모방에 해당한다. 아이디어, 방법론에 해당하고 구체적인 표현물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법으로 보호하는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가 다수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구체적 저작물과 동일 혹은 유사한 방식으로 그려내는 모작의 범위로 볼 수 있는 데다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개발사에 문제로 삼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 여부를 다툰다면 오픈AI가 챗GPT 학습에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을 이용했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원저작자의 작품과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 실질적으로 유사성이 인정되면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법적으로 ‘의거성’(기존 저작물에 의존하거나 기반했는가)을 따져야 하는데, 오픈AI가 폐쇄적이라 입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인공지능법(AI Act)’에는 AI가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통해 의거성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업로드한 사진이 챗GPT 학습에 사용되지 않을지가 걱정이다. 오픈AI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따르면, 이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와 업로드한 모든 콘텐트는 데이터 수집 대상이다. 챗GPT의 서비스 개선에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내가 올린 데이터가 챗GPT 학습 등에 활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데이터 제어’ 설정을 해줘야 한다. 챗GPT 내 ‘설정→데이터 제어→모든 사용자 대상 모델 개선’ 활성화를 꺼놔야 한다. 임시 채팅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임시 채팅 속 대화는 기록되지 않고 모델학습에도 사용되지 않는다. 대화 기록은 30일 이내에 시스템에서 자동 삭제되며, 악용 사례 모니터링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검토된다.
저작권 침해 여부와 상관없이 주의해야 할 점은 상업적인 사용이다. 오픈AI 측이 “콘텐트 사용 기준과 관련해 회사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고지하고 있는 만큼 상업적인 사용은 향후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소급적용될 우려도 있다. 특히, 주변 지인이나 연예인 등 다른 사람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 이미지 생성에 사용한 경우 초상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초상권의 경우, 의거성을 따지지 않고 바로 침해가 인정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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