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까마귀로 착각 금지! 울산 해변서 '시크'한 흑비둘기 첫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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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흑비둘기'가 관찰됐다. 새 관찰 동호회 '짹짹휴게소'의 홍승민 대표가 흑비둘기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데 성공했다.사진 홍승민 대표 (울산시 제공)
울산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흑비둘기'가 관찰됐다. 겉모습은 까마귀와 비슷하지만, 정체는 국내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검은색 비둘기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흑비둘기는 지난 10일 울산시 동구 해안의 곰솔나무 숲에서 울산제일고 1학년 이승현 군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어 12일에는 새 관찰 동호회 '짹짹휴게소'의 홍승민 대표가 흑비둘기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데 성공했다.
울산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2012년 울주군 서생 해안과 2014년 북구 해안에서 흑비둘기 개체가 구조된 사례는 있었지만, 울산에서 흑비둘기가 사진으로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흑비둘기'가 관찰됐다. 새 관찰 동호회 '짹짹휴게소'의 홍승민 대표가 흑비둘기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데 성공했다.사진 홍승민 대표 (울산시 제공)
흑비둘기는 멸종위기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는 '준위협종(NT)'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국내에 서식하는 비둘기 중 가장 크며, 온몸이 검게 보이지만 빛에 따라 보라색과 녹색의 광택이 도는 우아한 외모를 지녔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시크한 비둘기'로도 불린다. 다른 비둘기들과 달리 흰색 알을 단 한 개만 낳는 독특한 번식 습성도 갖고 있다. 울산시는 흑비둘기가 번식기를 맞아 일본으로 이동하는 도중 울산 해안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며 관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월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대공원에서 국내 발견이 힘든 희귀 새인 '녹색비둘기'가 포착됐다. 짹짹휴게소 윤기득 사진작가가 촬영한 녹색비둘기 모습. (울산광역시제공) 뉴스1
지난 2월 울산에서는 희귀조류인 '녹색비둘기'가 관찰돼 관심을 모았다. 울산대공원 종가시나무 숲에서 녹색비둘기가 관찰됐으며, 작가들을 통해 사진과 영상으로 그 존재가 공식 기록됐다. 머리와 등은 녹색, 배는 흰색을 띠는 녹색비둘기는 일본과 대만 등 온대림에 주로 서식하며,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태안 등지에서 드물게 나타난다. 수컷은 날개의 일부가 붉게 물들며, 주로 나무 위에서 열매와 새순을 먹고, 여름철엔 염분 섭취를 위해 바닷물을 마시기도 한다.
울산의 잇따른 희귀 조류 출현은 지역의 생태환경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된다. 울산은 과거 공장 폐수로 오염됐던 태화강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태화강은 한때 '죽음의 강'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수질 오염을 겪었다. 그러나 울산시는 2004년 '생태도시 울산'을 선언하고 태화강 복원에 힘써 현재는 물이 맑아지고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3월에는 황어가 돌아오고, 8~9월에는 철새가 모여든다. 공업도시 특유의 굴뚝 매연을 줄이면서 도심 생태환경도 꾸준히 개선해왔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찰과 환경 보전을 통해 울산이 희귀 조류들이 자주 찾는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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