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개헌 꼭 해야 할 일…총리추천제로 견제·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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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와 포옹하고 있다. 문재학 열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소설의 주인공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개헌은 꼭 해야 할 일”이라며 “권력 구조 문제도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대통령) 4년 중임제로 하되, 국무총리 추천제를 통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은 동시에 모든 조항을 바꾸는 게 바람직할지 모르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합의되는 내용대로 순차적으로 개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안을 공약하고 국민 선택을 받아 그걸 기반으로 임기 내에 개헌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빠르면 내년 6월 지방선거, 좀 늦으면 그다음 총선에서 할 수밖에 없다”는 구체적인 개헌 시점도 제시했다.  이 후보가 구체적인 개헌 시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12·3 비상계엄 이후 처음이다.

전날(23일)까지만 해도 이 후보는 개헌에 다소 미온적이었다. 이 후보는 전날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취임 직후 100일 동안 정치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을 묻는 김동연 후보 질문에 “(개헌은)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도 아니고 개정된 헌법이 즉시 시행되는 것도 아닐 텐데, 여유를 두고 경제와 민생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이날 “87년 체제가 너무 낡았고, 변화된 상황에 맞춰 국민의 기본권과 자치 분권도 강화해야 한다”며 작심한 듯 자신의 개헌론을 펼쳤다.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개헌은 중요하고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100일 안에 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냐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후보의 발언은 이달 초 우원식 국회의장의 6·3 대선 동시 개헌 투표 제안에 대해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7일)라고 사실상 반대할 때와 확연히 달랐다. 이 후보는 “이번에도 합의된 건 개헌하는 게 바람직했을 것”이라며 “국민투표법 개정에 국민의힘 측에서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동시에 개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광주를 찾아 5·18 유가족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도 “광주 정신은 반드시 헌법 전문(全文)에 게재하는 게 맞다”며 먼저 개헌 얘기를 꺼냈다. 이 후보는 또 “계엄요건을 엄격하게 전시로 한정한다든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으면 즉각 해제한다든지 하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며 헌법 제77조에 규정된 계엄 조항의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 캠프는 호남 지역 공약과 함께 에너지·기후 공약을 발표했다. 2030년을 목표로 서해안에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 측은 “AI 에너지 산업과 농생명이 함께하는 새로운 호남시대를 열겠다”며 수도권 집중을 넘어서기 위한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도 이날 오전 전북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33센터를 찾아 “농촌 바닷가에 놀고 있는 공간과 무한한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에 비리가 있지 않냐고 (검찰이) 관련 업체 온 동네를 쑤셔서 피곤해 못 살겠다는데, 잃어버린 3년을 보상하고 더 빠르게 재생에너지 사회로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원전 건설 여부에는 “원전 문제는 전기 공급의 필요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병존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하는 건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 시작 이후 이 후보가 특정 지역에서 1박 2일을 머무는 건 처음이다. 한 친명 중진의원은 “호남에서 이 후보에 대한 ‘악마화 이미지’가 강했다”며 “지지율 90%를 넘어야 당선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이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84.64%(광주 84.82%, 전북 82.98%, 전남 86.10%)였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낙선했던 18대 대선 호남 득표율 89.0%(광주 92, 전남 89.3%, 전북 86.3%)보다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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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김동연 후보도 이날 호남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경수 후보는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찾은 뒤 전남·순천·여수 당원 간담회 가졌다. 김 후보는 동부시장 방문 후 “제 처가가 목포라 목포에 오면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호남의 사위’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번 12·3 계엄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것은 5·18 그리고 12·12 당시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모습과 이후 내란을 확실히 단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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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전남 황룡 시장을 방문한 뒤 한국광기술원에서 ‘광주산업과 일자리’ 간담회 일정을 소화했다. 전북·광주 당원 간담회도 진행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특정 후보에게 90%씩 몰아주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당내 경선에서 70%대로 후보가 됐고, 호남이 민주당의 제 갈 길을 바로잡았다”며 “호남 동지들이 민주당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살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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