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닭 고문 청년, 스폰서 물먹인 검사…이재명과 싸울 1명은 누구 [대선주자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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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6.3 대선주자 탐구
드디어 ‘맞수’가 확정됐습니다. 모두가 주지하듯 매우 강한 상대입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줄임말)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와 맞서 싸울 국민의힘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거나 경우에 따라 1명으로 확정하는 투표가 28일부터 이틀간 진행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요령부득 비상계엄과 파면으로 절대 열세의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과 대적해야 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는 과연 누가 낙점받게 될까요.
그 최종 간택, 또는 관전을 돕기 위해 더중앙플러스가 ‘준결승’에서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는 국힘 ‘빅4’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그들이 언제 어떻게 정치 무대에 올랐는지, 정치를 하기 전에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기억하시나요? 세월이 바꾸는 건 강산만이 아닙니다. 노래 가사처럼 사람들은 모두 변하고 세상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추천! 더중플은 ‘6.3 대선주자 탐구(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82)’입니다. 그들의 사상과 전략, 공약, 지지 기반 같은 것에 천착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들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탄생과 성장과 사랑과 투쟁의 이야기, 즉 땀 냄새냐는 삶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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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김문수
」
노동운동가이자 진보 혁명가 시절의 김문수. 이 사진을 게재한 『문수 이야기』(정홍국 저)는 사진 아래에 ‘견디던 시절’이라는 아주 간략한 설명을 붙였다. 중앙포토
야, 이 빨갱이 새끼야! 안 불어?
1986년 5월, 계절의 여왕도 그 음침한 공간을 침범하지 못했다. 방초 만발한 대자연과 철저하게 차단된 그 콘크리트 건물 내부에 한 젊은이가 발가벗겨진 채 철제 의자에 꽁꽁 묶여 있었다.
너 인마. 김문수!
김문수라 불린 그 젊은이가 눈이 부신 듯 호명자를 간신히 올려다봤다.
심상정 어디 있어? 박노해는 어디 숨었어? 빨리 불어!
모릅니다.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김문수는 남은 기력을 모두 짜내 큰 소리로 답했다. 그 순간 그 빈약한 몸에 물리적 폭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매질로도 그의 입을 여는 데 실패하자 그들은 ‘도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아련해진 젊은 날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하 경칭 생략)가 사회 혁신과 변혁을 꿈꾸던 왼쪽의 혁명가였다는 건 새삼스러운 놀라움을 안긴다. 그의 투쟁사에서 하나의 절정이었던 1986년 5월로 ‘혁명가 김문수’ 이야기의 서두를 여는 이유다.
‘노동운동의 전설’, 급습당하다
경찰이다, 꼼짝 마!
5월 6일 늦은 밤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 자정이 임박하자 그중 한 곳, 5층의 한 가정집에 정복과 사복 차림이 경찰관들, 그리고 소수의 군인이 집결했다. 순식간에 전동 드릴로 문손잡이를 제거한 그들은 전광석화처럼 내부로 돌진했다.
당신들 뭐야? 영장 있어? 불법 침입이야 이거!
이 새끼들 죽고 싶어?
그때 누군가 아파트 발코니로 달려나가더니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김문수였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빨갱이! 심상정 불어!” 통닭구이 고문 버틴 김문수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064
▶수배고 뭐고 고향 달려갔다…“문수야 안아줘” 엄마의 마지막 [김문수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383
▶그 여자, 김문수랑 결혼한다고? 경찰은 ‘닭장차 5대’ 보냈다 [김문수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685
②안철수
」
서울 신림동 하숙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서울대 의대생 때의 안철수. 낮에는 사람 고치는 공부, 밤에는 컴퓨터 고치는 공부를 하던 시절이다. 사진 안철수 의원실
우와 이게 뭐야?
철수야, 이거 참 신기하지? 이 작은 물건 안에 어마어마한 정보가 담겨 있거든?
1982년 친구의 하숙집에서 처음 접한 그 ‘요물’은 ‘컴퓨터’였다. 어릴 적 직접 만들었던 진공관 라디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정교했고 복잡했다. 서울대 의대생이던 안철수(이하 경칭 생략)는 그래서 더 빠져들었다.
그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주유하면서 기초 서적부터 시작해 당시 구할 수 있는 컴퓨터 관련 서적은 모두 구해 읽었다. IBM 컴퓨터를 사기 위해 난생처음 남한테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렇게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몇 년 동안 컴퓨터 공부를 하던 도중, 그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끈 단어가 등장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잡지는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들 수도 있는 바이러스가 최근 한국에서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안철수는 곧장 자신의 컴퓨터와 50여장의 플로피디스크(디스켓)를 늘어놓고 일일이 검사했다. 프로그램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니 누군가 디스켓에 저장된 프로그램에 ‘©Brain’이라고 써 놓은 게 아닌가.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안철수가 바이러스와 최초로 마주한 순간이었다.
안철수는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역으로 쫓으며 1988년 6월 10일 브레인 바이러스 제거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공개했다. 의사답게 그는 그 프로그램에 ‘백신(Vaccine/V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후 7년 동안 낮에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공부를, 밤에는 컴퓨터를 소생시키는 공부를 병행하는 이중생활을 하면서 V2, V3 백신을 속속 개발했다.
1995년 그는 결단을 내렸다.
‘3만명 중 한 명’ 이 아닌 ‘유일한 한 명’이 되겠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철수 성적표에 ‘수’는 이름뿐” 국민학생 안철수의 대반전 [안철수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993
▶“나 말고도 의사 3만명 있다” 그날 안철수 이중생활 끝났다 [안철수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288
▶돈 꾸던 안철수 "100억 준다고?"…그 뒤 벌어진 놀라운 일 [안철수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504
③한동훈
」
2003년 3월 11일 1차 SK 수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장에서의 한동훈(맨 왼쪽). 그의 공식 언론 데뷔 무대다. 초임 검사였던 그는 SK 분식회계 사실을 밝혀낸데 이어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단초를 확보하는 등 맹활약했다. 중앙포토
그 횟집의 독방에는 산해진미가 즐비했다. 점잖은 양복쟁이 대여섯명이 그 공간을 점유하면서 웃음과 술잔을 주고받았다. 연령의 범위는 넓어 보였다. 초로의 신사가 있는가 하면 아직 양복이 어색한 약관의 청년도 보였다. 주연을 주도하는 건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두 장년 신사들이었다.
그중 눈에 띄게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앉아있던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술잔 대신 물잔만 연신 들이켜면서 가끔 못마땅한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들은 검사였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 대부분은 검사였다. 딱 한 명, 주연의 주도자가 맞상대하던 그 초로의 신사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물잔만 들이켜던 그 검사가 일어섰다.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죄송하지만 먼저 일어서 보겠습니다.
못마땅한 시선을 온몸에 받아 안은 채 방을 나선 그는 신발을 신었다. 하지만 곧바로 출입문을 열지는 않았다. 그는 입구 부근에서 한참을 부스럭거린 뒤에야 문을 나섰다.
그가 떠난 지 한참 뒤 주연이 끝나자 무리가 일어섰다. 맨 앞에 그 초로의 신사가 있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스폰서’였다. 그 자리의 좌장이던 간부 검사의 친구인 그 기업인은 정해진 수순인 양 지갑을 꺼냈다. 그런데 카운터에서 놀라운 말이 들려왔다.
계산 다 끝났는데요?
예? 아니, 지금 나오는 건데? 누가 계산했다는 거예요?
아까 먼저 나가신 분이 다 계산하셨어요.
그 당돌한 결제자는 임관한 지 얼마 안 된 청년 검사 한동훈이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얼맙니까?” 술값 다 냈다…스폰서 물먹인 초임 한동훈 [한동훈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0811
▶“尹총장, 좀 더 지켜보시죠” 한동훈은 조국 수사 말렸다 [한동훈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118
▶“몰아세우지 말고 시간 좀 줘” 尹을 믿었다, 그게 韓의 패착 [한동훈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440
④홍준표
」
검사 시절의 홍준표. 많은 이들이 잊고 있지만, 그는 검사였다. 그것도 필마단기로 직진해 권력이고 검찰 선배고 가리지 않고 법에 따라 처단했던, 매우 훌륭한 검사였다. 중앙포토
가마니 거적 하나로 아버지 주검을 묻어야 했던 처절한 심정을, 검사 양반 당신이 이해할 수 있겠소?
1993년 5월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실에서 장년 남성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당시 52세)이었다. 며칠 전 막 소환됐을 때만 해도 그는 기고만장했다.
검사 양반, 내가 검사들과 회식할 때는 말이야. 당신 같은 검사는 제일 말석에 앉아서 내 얼굴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어!
그랬던 그가 구속 수감되고 매일 검찰청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자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 검사 양반, 즉 홍준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이하 경칭 생략)의 강온양면책이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홍준표는 표적을 분명히 밝혔다.
정덕진씨, 내 표적은 당신이 아니라 비호 세력이오.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오랫동안 감옥에 가둬둘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소.
흔들리던 정덕진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린 게 바로 그 날이었다. 홍준표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 심정을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소? 그렇지 않소. 나도 얼마나 어렵게 살았는지 아시오?
그는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두 남성은 한동안 함께 눈물을 쏟았다. 눈물이 잦아든 뒤 정덕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루 이틀만 말미를 주시오.
그로부터 며칠 뒤 그가 결심했다.
내 배후에는 ‘원자탄’이 있었소.
홍준표가 깜짝 놀랐다.
‘원자탄’이라면 바로 그 실세를 말하는 거요? 그 사람?
정덕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당신, 그 사람 못 잡아.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웃으면 복이와요’ PD의 권유 “준표야, 너 개그맨 한번 해봐” [홍준표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855
▶“자네가 판사야?” 이 말에…홍준표? 홍린표 될 뻔했다 [홍준표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0101
▶“당신, 24시간 미행당했어!” 전두환 형 잡은 홍준표 사기극 [홍준표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0462
6.3 대선주자 탐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176
고졸 따낸 이재명 “최고의 날”…아버지는 “다시 공장 다녀라” [이재명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443
이재명 “저 사시 붙었어요”…부친의 눈물, 그게 임종이었다 [이재명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744
이재명 “난 성남으로 갈거야”…문형배·문무일과 술자리 그날 [이재명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680
“한덕수 출마 확률 65%!…박근혜 움직일 수도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0094
부인은 남편 몰래 DJ 찍었다…호남의 ‘영남 사위’ 대선주자 넷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853
전교1등 누나는 대성통곡했다…대선주자 4인의 가난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0800
“내다, 대통령이다” YS 전화…홍준표 공들인 노무현의 좌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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