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이회창의 제갈공명' 윤여준 영입…선대위도 ‘중도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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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보수의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6·3 대선 캠페인을 총괄하는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 후보는 28일 국립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고언도 많이 주신다”며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주십사 부탁했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정책·공약 우(右)클릭에 이어 선대위 구성에서도 ‘중도 보수’ 확장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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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고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언론인 출신인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냈으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를 가까이서 보좌할 땐 '보수 진영의 제갈공명'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때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정치 멘토’역할을 했고,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보수 쪽을 기반으로 하지만, 진영을 넘나드는 유연한 스펙트럼의 전략가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윤 전 장관은 말 그대로 ‘중도 보수’로 굉장히 합리적이고 경험도 많다”며 “그런 분을 모신 것 자체가 이 후보의 국민통합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수락 연설에서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세상이 너무 힘들다. 국민도 지쳤다”며 “갈가리 찢어지지 않도록 이제 통합을 해 나가야 되겠다”고 했다.

이 후보와 윤 전 장관의 인연은 2016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하던 이 후보를 만난 윤 전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뛰어난 선동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단순한 선동가가 아니라 상당히 준비된 선동가라는 인상을 받았다”는 인상평을 남겼다. 이 후보와 가까운 의원은 “윤 전 장관이 나라를 깊이 걱정하는 분이라, 이 후보가 종종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오찬 회동을 갖고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2022년 대선 땐 윤 전 장관이 선대위에 직접 합류하는 대신, 이 후보를 따로 만나 당선되면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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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은 30일 출범을 목표로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 조직은 각 지역 선거운동에 집중하되, 중앙선대위는 이 후보가 ‘제1 과제’로 이름 붙인 국민 통합에 적합한 인물들로 작고 효율적인 선대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윤 전 장관에 이어 과거 보수 정당 출신 인사들이 속속 선대위에 합류할 전망이다.

‘친유승민계’ 권오을 전 의원은 29일 경북도청에서 이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권 전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머물며 선거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외연 확장’ 차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의 영입도 시도하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지금 탈당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당 내부적으로는 비명계 인사의 합류를 통해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구체적으로는 대선 경선에서 낙선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이나, 비명계 원외 인사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박용진·이광재 전 의원 등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김동연 경기지사는 현직 공직자여서 선대위 활동이 불가능하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선대위는 보수든 진보든 당내든 당 밖이든 관계없이 능력과 경륜, 국민 보시기에 ‘저 정도면 괜찮다’는 평판에 따라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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