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인 조야동 민가까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이 28일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에 달하며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이날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4시간 넘게 확산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현재 진화 헬기 28대와 장비 57대, 인력 704명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후 6시 기준으로 산불 영향 구역은 57㏊이며 화선은 5.42㎞로 추정된다. 진화율은 14.5％에 그치고 있다.

소방청도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확산하자 이날 오후 4시 5분쯤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소방청장은 특정 시도 소방력으로는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인 조야동 민가까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10.9ｍ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닥치는 탓에 노곡동에서 시작된 불은 당국 진화작업에도 동쪽으로 1∼2㎞가량 떨어진 조야동으로 확산했으며, 불길은 서변동 방면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연무가 심해서 정확한 발화지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며 "민가 등 주요시설 보호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곳곳에선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산불에서 나오는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중구 동인동 등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곳에서도 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노곡동을 비롯해 인근 조야동, 서변동 등지에서는 주민들에게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하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현재 899가구 12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인명·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넘어오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버스 2대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경찰도 다수 교통 순찰차와 다목적기동대 및 기동순찰대 8개 팀을 배치해 현장 교통 관리에 나서고 있다. 오후 4시 10분부로 노곡교, 조야교, 무태교 등 5곳의 교통을 통제했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산불 영향으로 많은 연기가 발생하자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