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가운데 헬기가 물을 투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확산 중인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산불 진화율이 92%를 넘어섰다.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장인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29일 산불현장지휘소인 북구 조야초등학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안에 주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주택 등 물적 피해도 잠정적으로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1분쯤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92%다. 산불영향구역은 260㏊로 추정되며, 총 화선 11㎞ 중 10.1㎞가 진화 완료됐고 0.9㎞를 진화 중이다. 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전날보다 18대 늘어난 헬기 53대와 인력 155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헬기는 인력 접근이 힘들고 화세가 강한 망일봉 일대 등에 집중 투입됐으며 화두와 주택밀집지역 인근에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공중 살포하고 있다.

특히 이날부터 군인 125명이 진화가 완료된 지역의 잔불 정리에 투입될 예정이다.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는 산불 확산 방향인 서변동 일대에, 지자체 전문예방진화대는 화세가 약한 노곡동·조야동 지역에, 공무원 진화대는 진화가 완료된 잔불 정리에 각각 배치됐다.

이날 기상 여건은 전날보다 산불 진화에 유리한 것으로 예보됐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오전에는 바람이 초속 1~2m로 불고 오후에도 초속 3m 내외로 전날보다는 바람이 약하고 이날 오전 습도도 70%가 넘는 등 산불 진화에 유리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대구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에 설치된 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노곡·조야·서변동 등 지역 주민 3514세대 6500명에게 대피를 안내했고 이날 오전 8시 기준 7개 대피소(팔달초·매천초·동변중·연경초·동평초·문성초·북대구초)에 661명이 머무르고 있다. 나머지 주민은 친·인척 집 등으로 대피를 완료한 상태다. 대구시는 현재 운영중인 7개 대피소에 응급구호세트, 담요 등 필요한 물자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지원하고 있다. 대피소별 북구보건소 간호사 1명, 구급차 1대씩을 배치해 의료를 지원하고 긴급환자 발생 시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수송조치 할 계획이다.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IM뱅크, 서문복지재단, 한국구세군 등에서도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산불 확산 우려가 있는 서변동 아파트 지구 주민 3536세대, 8586명에 대해서는 산불이 확산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피를 준비하라는 안내를 완료했다. 북구 실내체육관, 주변 교육연수시설, 숙박업소 등 추가 대피소도 확보할 계획이다. 진화율이 올라가면서 도로 통제도 해제되고 있다. 전날 오후 4시부터 교통사고 우려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 진출입이 차단됐으나, 이날 오전 6시 30분에 해제됐다.

대구시는 산불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난 1일부터 산불이 난 함지산을 비롯한 지역 전역의 산에 대해 입산 통제 조치 중이었다. 북구 관계자는 “산불발화지점은 통제된 등산로에서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 농로가 있긴 하지만 산세가 다소 험한 지역이다”며 “현장 조사 결과 담배꽁초 등 발화 흔적은 찾지 못했으며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대구시 등과 원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