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푸틴이 파병 감사 성명"…민심 동요 차단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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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총정치국 부국장인 박영일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대표단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3차 국제반파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이후 민심 이반 막기에 나섰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군 대표단을 보내 정당한 군사 협력을 계속하는 것으로 포장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병 감사 성명을 주민들에게도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29일 박영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대표단(북한군)이 러시아에서 진행되는 '제3차 국제반파쑈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북한군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해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군을 초청했다.

북한이 전날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탈환을 계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혈맹'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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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타스=연합뉴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맞는 올해 성대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극화하는 패권 구도 속에서 입지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과 함께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국가 정상들을 대거 초청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들어 북한을 장기적으로 우군화하려는 분위기다. 북·러 관계 강화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고, 미국과의 진영 대결 구도에서 전통적인 사회주의 우방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러시아 입장에선 자신들과 입장을 같이하는 우방국과의 관계가 앞으로 강화될 것이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 질서의 다극화와 대미·대서방과의 성전에서 자신들의 승리를 강조하는 측면에서도 북한은 전략적 가치가 높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푸틴이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 참여에 감사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알리며 전문을 1면에 보도했다. 또 신문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이 북한군의 전공에 관해 "높이 찬양했다"는 내용도 비중 있게 다뤘다. "우크라이나군 집단을 괴멸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줬다" "전투마다 용감성, 영웅주의를 발휘하였다"는 발언을 소개하면서다.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을 통해 러시아 파병 장병들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알린 것은 김정은의 파병 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파병 장병의 가족을 격리하는 등 관련 정보를 주민에 숨기기 위해 노력했으나, 사상자 발생 소식 등이 북한 내부에 퍼지면서 민심이 동요하는 징후가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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