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누구라도 해코지하고 싶었다"…흉기난동 학생, 일반학급 부적응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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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재학생 A군이 교사와 교직원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일반학급 전환 뒤 부적응 가능성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난동을 부린 고교생이 “누구라도 해코지 한 뒤 죽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9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학교에서 흉기를 휘둘러 교직원과 시민 등 6명을 다치게 한 A군(18)은 경찰 조사에서 학교생활 적응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대학진학을 목표로 올해 특수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 옮겼지만,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일반학급 적응에 어려움이 따른 데다 최근 가정형편에 대한 걱정이 쌓이면서 분노 행위로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이 범행을 마음먹은 시점을 지난 27일 오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범행 전날 ‘짜증이 나서 누구라도 해코지를 해야겠다. 그리고 나도 죽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집에 있던 흉기를 미리 준비해 가방에 넣은 뒤 범행 당일 등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대상자였던 A군은 지난해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다가 올해 A군 측 희망으로 일반학급으로 배치됐다. A군이 다닌 학교는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특수학급 교실 2개(13명)를 운영하고 있다.

28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재학생 A군이 교사와 교직원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 경찰과 국과수 요원들이 학교에 출동해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경찰, 살인미수 혐의 적용…영장 신청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A군은 지난 2월부터 일반 학급 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동일하게 수업을 받는 ‘완전 통합 특수교육 대상자’였다”며 “특별 방과 후 교육을 받거나, 치료 지원 서비스를 받는 게 다른 특수교육 대상자와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A군이 도주 중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확보해 통화기록과 메시지 등을 살펴봤으나 범행 관련 기록은 찾지 못했다. 이날 A군 자택에 있는 컴퓨터를 임의제출 받아 범행 관련 메모나 검색 기록 등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 A군의 담임교사와 상담교사 등을 조사한 결과 “평소 교우 갈등·따돌림 같은 학내 문제가 없었고, 폭력적 성향도 아니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다만 “A군이 분노조절 장애를 진단받은 것은 아니지만, '욱'하거나 하는 분노표출 성향은 있는 같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군은 전날 오전 8시30분쯤 학교 1층 특수학급 교실에서 상담교사와 상담을 하던 중 흉기 난동을 벌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상담교사 목을 조른 뒤 교실밖에 나와 이 학교 교장(60)과 환경실무사(54)·행정실 주무관(40) 등 3명의 가슴과 복부를 찔렀다. A군은 범행 후 학교를 나와 길거리에서 마주친 행인 2명에게도 상해를 입혔다. 주민 임모(43)가 흉기에 얼굴을 찔렸고, 김모(34)씨는 도주하던 A군이 미는 바람에 머리를 다쳤다.
경찰은 A군에 대해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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