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제 산불 사흘만에 재발화…낙엽 속 '좀비 불씨'가 원인?

본문

1745983297483.jpg

지난 27일 강원 인제 상남면 하남리 일대에서 헬기가 재발화 가능성에 대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땅속 숨은 불씨 강풍 만나면 되살아나 

사흘 전 73㏊의 산림을 태웠던 강원 인제 산불 피해지역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30일 강원도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45분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에서 산불이 재발화한 모습이 관측됐다. 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헬기 6대를 투입하고, 장비 9대, 인력 68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선 길이는 약 100m로 추정되고 바람이 약하고 습도가 높아 현재까지는 연소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도산불방지센터 관계자는 “산불이 재발화한 지역은 사흘 전 산불 발생 당시에도 경사가 급해 지상진화대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었다”며 “바위틈에 있던 낙엽에서 불씨가 되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상진화대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두꺼운 낙엽 속에 불씨가 숨어 있으면 찾기 어렵다. 지난달 발생한 영남 산불 당시에도 어른 허리 높이의 낙엽 더미 속 지중화(땅속 숨은 불씨)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낙엽 더미 속 불씨가 강한 바람과 만나면 마치 좀비처럼 순식간에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17459832976316.jpg

지난 26일 강원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투입된 공중진화대가 산불을 진압중인 모습. [사진 산림청]

지연제·포소화약제 섞은 물 큰 도움 

이번에 재발화한 지역처럼 지상진화대의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형은 진화 헬기가 투입된다. 헬기 진화의 경우 뿌려지는 물이 두 가지 종류다. 산불확산 지연제를 섞은 것과 산불진화용 포소화약제를 섞은 물이다.

지연제엔 불이 잘 붙지 않는 끈끈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포소화약제는 물과 섞이면 거품이 생겨 산불 현장에 뿌릴 경우 순간적으로 공기가 차단돼 불이 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산림당국은 불을 끄는 대로 피해 규모와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인제 산불은 지난 26일 오후 1시 18분 인제 상남면 하남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상남7터널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오후 2시30분을 기해 ‘산불 1단계’가 발령됐고 이어 오후 4시45분쯤 산불 대응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됐다.

17459832977773.jpg

지난 26일 강원 인제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민가 주변이 연기로 자욱한 모습. [사진 인제군]

인제·양양 주민 384명 대피하기도 

당시 산림ㆍ소방당국은 주간에 헬기 32대, 진화 차량 100대, 인력 508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지만, 주불을 잡지는 못했다. 진화 헬기가 오후 7시 20분을 기해 철수하면서 산불특수진화대 201명, 산림공무원 90명, 소방 189명, 의소대 13명, 군부대 4명, 경찰 21명 등 520여 명의 인력과 장비 106대 등 지상 자원이 모두 투입돼 밤샘 진화 작업을 벌었다.

이후 다음날 오전 5시 30분 일출과 동시에 헬기 35대가 동시에 투입되면서 산불 발생 20시간 만인 오전 9시에 큰불이 잡혔다. 주불 진화가 완료되면서 전날 기린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한 인제군 기린면 주민들과 양양군 서면 19개 마을 주민 등 384명이 집으로 복귀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98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