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건설사 1분기 실적 최악 피했지만...유동성 위기 '현재 진행형&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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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아파트단지 공사 현장. 뉴스1

국내 주요 건설사의 올해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전반적으로 실적은 부진했지만 일부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시장 예상보단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1분기 매출은 3조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감소했다. 영업이익(1590억원)은 같은 기간 52.8% 줄었다. 전 분기 대비론 9.7% 늘었다. 삼성물산 측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하이테크 물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줄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1분기 매출은 7조4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2137억원)도 14.8% 줄었지만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하며 증권가 예상치(1905억원)를 웃돌았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1분기 실적을 통해 완연하게 개선된 체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원가율(매출액 대비 원가)이 개선되며 예상을 웃도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대우건설 매출(2조767억원)은 16.5% 줄었지만 영업이익(1513억원)은 31.8% 늘었다. DL이앤씨는 같은 기간 33% 증가한 8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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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 아파트에 할인 분양 현수막이 붙어있다. 뉴시스

주요 건설사 실적이 최악을 피한 것은 ‘공격 경영’보단 ‘내실 다지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가 만만치 않다.

유진투자증권은 29일 보고서에서 “현재 건설업계는 2008년과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국내 건설업계는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누적 등으로 종합건설사 131곳이 부도 처리됐다. 보고서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훼손, 미분양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가 이어지면 부채비율 등 '재무 체력'이 약한 업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공사를 하고도 돈을 못 받은 미수금 등 매출채권 증가세가 걱정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상위 50대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채권은 45조7000억원으로 3년 전(28조원)보다 60% 넘게 증가했다.

최근에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면서 공사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17가구로 10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건설사가 받을 돈을 못 받으면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차입금이 증가한다. 차입이 늘면 부채 비율이 증가하면서 신용이 하락한다. 신용이 내려가면 돈을 빌리기 더 어려운 악순환에 빠진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지방 건설사 위주의 신용 위험이 점차 상위권 건설사로 확산하고 있다”며 “유동성 부담에 따른 재무 리스크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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