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정 넘기면 학칙대로 확정"…의대생 1만여명 유급 현실화

본문

17460083990478.jpg

정부와 의대 증원 문제로 장기간 수업 거부를 이어온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유급 또는 제적처리가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대전의 한 의과대학 캠퍼스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2025.04.30.

30일 유급 시한 만료를 앞두고도 상당수 의대생이 수업 거부를 이어감에 따라 대량 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신입생과 유급된 2개 학년(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트리플링'의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와 대학은 이날 자정까지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학생을 학칙에 따라 유급 절차를 진행하고, 24·25학번의 수강신청 제한 등 내년 신입생의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교육부와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간담회를 열고 학생 미복귀에 따른 학사운영 대책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 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자정 이후에는 학교로 돌아올 방법이 없고 (지난해와 같은) '학사 유연화 조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복귀 학생에 대한 유급 절차를 밟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실제 유급 처분 확정까지는 학교마다 행정절차가 달라, 보다 많은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상 문제가 없다면 이날 자정까지는 학생들의 복귀 의사를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태 KAMC 이사장은 내년에 발생할 트리플링에 대해 “(내년 신입생을 위해)24·25학번의 수강 신청을 제한하는 등 각 대학별로 관련 규정을 정비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동아대 등 일부 대학은 26학번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전북대도 최근 학생 대상 간담회에서 이를 전달했다.

교육계에선 최악의 경우 전체 의대 재학생(1만9760명)의 절반이 넘는 1만명 이상이 유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17일 교육부는 전국 40개 의대의 수업 참여율이 평균 25.9%라고 밝혔다. 일부에서 막판 복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유급 시한인 이날까지 의대생의 복귀율은 크게 늘지 않은 상태다.

대학들은 유급 처리 기준일이 만료됨에 따라 후속 절차에 나서고 있다. 연세대는 이날 진급사정위원회를 열고 본과생 유급 및 예과생에 대한 학사경고를 결정한다. 충남대도 유급 예정 통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균관대는 지난 1일, 아주대와 한양대는 각각 11일과 22일을 시한으로 잡고 이날까지 수업에 불참한 학생은 전원 유급 처리하기로 했다. 가천대와 울산대는 이미 대상자들에게 유급 예정 통보를 했다.

다만 유급이 결정되더라도 학교에 따라 세부 일정엔 차이가 있다. 대다수 학교가 이의신청 기간, 진급사정위원회 등 행정적 절차로 인해 학기 말이나 학년 말에 최종 확정된다. 아직 유급 대상 학생에게 통보하지 않은 대학도 있다.

지난 30일 교육부는 “익명 설문 결과 의대생 중 수업 참여 희망하는 학생은 절반 넘는 것(56.7%)으로 집계됐다”며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강경파 학생들에 의한 '낙인'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06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