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베센트 “한국, 선거 전 협상해결 원해”…정부는 새벽 1시에 반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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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왼쪽)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경제성과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가) 선거 전 무역 협정 틀을 완성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뉴시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이 한국과 일본이 “선거 전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는 30일 새벽 1시 설명 자료를 내고 “(그런)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의 주요 선거로 협상 타결이 늦어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들은 협상 테이블에 나와 이를 성사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운동(campaign)에 나서길 훨씬 더 열망(keen to)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일본은 7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미국과의 협상은 차기 정부에서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해 왔던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설명과 배치된다. 특히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와 맞물리면서 정치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서울 구로구에서 직장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후 한 대행 출마설에 대해 “미 재무부 장관이 ‘한국이 협상을 조기 타결해 선거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결국 한 대행이 통상협의를 정치에 활용했다는 얘기 아닐까 싶다”며 “해도 해도 너무한다. 공직자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은 버리지 말길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대선 전에 미국과의 협상 틀을 마무리짓고, 그다음 선거운동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홍보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준비된 답변이라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홍보용·국내용으로 발언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베센트 장관이 (상호관세) 유예기간 안에 협상을 끝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선거를 앞두고 빨리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안 장관은 “대선 전까지 결론을 낼 수 있는 절차적 준비가 안 됐고, 그 전에 (결론을) 낸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통상협의’ 이후 양측은 협상 속도를 두고 온도 차를 보여 왔다. 베센트 장관은 “한국이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최 부총리 등은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하고,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일본과 (관세)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는데, 일본 NHK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 등에 대해 ‘근거를 모르겠다’ ‘국민에게 관세 효과를 호소하려는 것 아닌가’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일본에 빠른 결정을 재촉하는 일종의 ‘압박’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무역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관세를 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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