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8분, 자랑만 늘어놨다…트럼프 100일 ‘MAGA 파티’

본문

17460304283964.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매콤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식 도중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무대에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연설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할 때 장엄한 테마곡 ‘갓 블레스 더 USA’가 울려 퍼지고 긴 연설이 끝날 때에는 흥겨운 리듬의 ‘YMCA’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이 양팔을 흔드는 춤으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지난해 대선 유세 장면을 그대로 빼닮았다. 행사장을 메운 수천 명의 열성 지지자가 트럼프의 대선 구호였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모자나 티셔츠를 착용한 채 트럼프 연설 중간중간 “USA”를 연호하는 것도 그랬다.

트럼프는 실제로 “여러분들이 그립다. (대선) 캠페인이 그립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 패배를 ‘선거 조작’ 때문이며 사실상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가 이날 연설 도중 “원래대로라면 이번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것”이라고 하자 청중은 일제히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3선! 3선!”을 크게 외쳤다. ‘3선 이상’을 금지한 미국 헌법상 트럼프는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여러 번 공공연히 3선 도전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취임 100일 연설이었지만, 미국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1시간28분간 이어진 연설의 대부분은 “미국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이었다”며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 관세 정책 등 그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데 할애됐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모두 미시간으로 돌아와서 다시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 한다. 우리의 세금 및 관세 정책 때문”이라며 관세 정책 효과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미시간주가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을 외쳐 온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의식한 듯했다.

최근 나온 40%대의 지지율을 두고는 “그들(언론사)은 민주당원들을 훨씬 더 많이 인터뷰한다”며 신뢰도를 문제 삼았다. 이날 트럼프는 차기 교황에 대한 선호를 묻는 취재진에게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1번 선택”이라는 농담도 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 방식 변경을 추진 중이다. 동맹국·일반국·우려국으로 나눠 수출을 제한하려던 것에서 개별 국가 간 협상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이런 방침이 현실화되면 미국 정부가 향후 각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를 협상 도구로 활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14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