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산불 할퀸 그곳 놀러가면 민폐? 지금 여행 가면 '기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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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경북 의성군 산림이 산불로 폐허가 되어있다. 김종호 기자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산불 피해지역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역대급 피해를 남긴 '괴물 산불’이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어버리자, 지역 경제도 침체 위기를 맞았다.

경북 북부지역을 덮친 산불은 당초 예상의 2배가 넘는 9만9000여㏊의 피해를 냈다. 초대형 참사 탓에 이들 지역에서 예정됐던 봄맞이 축제와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재난 지역에 놀러 가는 것은 민폐”라는 인식 때문에 관광객 발길도 대폭 줄었다.

봉사와 여행 합친 ‘볼런투어’ 시동

경북도는 산불 피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른바 ‘볼런투어(Voluntour)’ 시범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볼런투어는 자원봉사(Volunteer)와 관광(Tourism)의 합성어로, 참가자가 산불 피해지역에서 산림 정비, 마을 환경 개선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지역 문화유산과 관광명소를 탐방하는 공익형 여행 프로그램이다.

경북도·경북문화관광공사·경북종합자원봉사센터가 공동으로 기획·추진하는 이번 사업에서는 참가자에게 자원봉사와 여행에 필요한 경비가 지원되며, 자원봉사 시간도 관련 기관을 통해 공식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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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2025 내나라 여행 박람회'에 마련된 안동소주 부스에 산불 피해로 인해 참가 취소 안내문과 응원 메시지판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북도는 이와 함께 10개 전담여행사를 통해 기부와 관광을 결합한 ‘기부 여행’ 상품도 선보인다. 관광객이 산불 피해지역 핵심 관광 콘텐트들을 엮은 테마여행에 참여하면 참가 인원당 피해지역 복구를 위한 기부금 1만원이 자동 적립된다.

여행 활성화 위한 각종 인센티브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외국인(4인 이상) 유치 여행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산불 피해 지역으로 유치하면 기존 인센티브보다 더 지급한다. 당일형 여행의 경우 1인당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체류형은 1박당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최대 두 배 상향 조정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에는 희망의 싹이 될 만한 아름다운 관광지들이 많이 남아 있다. 많은 분이 방문해 경북의 매력을 한껏 경험하고 희망을 함께 키워나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뿐 아니라 전국 산불 피해 지자체들이 자체 진행하는 행사들도 있다. 안동시는 ‘안동 여행가는 달’을 기존 3·6·12월에서 4월과 5월을 추가해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최대 5만원 요금 할인과 안동 특산품을 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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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이 추진하는 '진달래 심기와 함께 하는 착한 여행' 포스터. 사진 영덕군

청송군은 출향인들을 향해 “잃어버린 봄을 되찾기 위해 올해를 ‘고향 방문의 해’로 만들어 달라”는 호소문을 내놨다. 영양군은 산불로 폐쇄됐던 자작나무숲을 개방하고 9일부터 사흘간 산불 피해 극복을 위한 산나물 먹거리 행사를 연다. 영덕군은 영덕읍 창포리 별파랑 공원에서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진달래 심기와 함께 하는 착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남 산청서도 여행 프로그램 마련

경북과 함께 대형산불 피해를 겪은 경남 산청군도 산불 피해 지역인 시천면을 버스로 여행할 수 있는 ‘웰니스 광역시티투어’를 운영한다. 기존 주요 관광지 코스였던 동의보감촌, 남사예담촌에 시천면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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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으로 착한 발걸음, 모두 함께 해주세요' 관광 홍보 캠페인 포스터. 사진 산청군

2인 이상 관광객의 여행 경비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여행 상품인 ‘산청에서 1박해’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1박 이상 숙박하면서 식당과 관광지에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산청사랑상품권 5만원권을, 20만원 이상을 쓰면 상품권 10만원권을 지급한다.

대형 산불 빈발하는 강원도의 축제장에서는 산불 예방 캠페인이 펼쳐진다. 강원도산불방지센터는 오는 3일부터 사흘간 홍천군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리는 ‘강원n 홍천 산나물 축제’ 현장에서 산불 예방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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