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환율 변동성 2년5개월래 최대...“당분간 '롤러코스터'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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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지난달 미국 달러대비 원화값(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하루 평균 변동성이 2년5개월 만에 가장 컸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중 달러 대비 원화값의 평균 변동 폭(전일 대비)은 주간 거래에서 9.7원(변동률은 0.67%)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 약세에 원화값이 튀어 오른 2022년 11월(12.3원) 이후 최대 변동 폭이었다. 3월(4.3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한 달 동안 주요국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유예 또는 완화’로 입장을 번복한 영향이 크다.

박경민 기자
지난달 9일 원화값이 장중 달러당 1487.6원까지 추락하면서 롤러코스터 기울기는 더 가팔라졌다. 그날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 3월 12일(달러당 1496.5원) 이후 가장 낮았다. 하지만 1500원 선을 위협했던 원화값은 이틀 만에 방향을 바꿔 1420원대로 솟구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효한 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 대상으로 90일간 관세를 유예했기 때문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관세 협상에 나서자 원화값은 달러당 1410~1440원대에서 움직였다.
이달 들어선 장중 ‘1달러=1400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 지난 2일 야간 거래에서 원화값은 한때 달러당 1391.5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장중 고가 1390.2원)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원화값을 끌어올렸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특성상 원화는 미ㆍ중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양국 간) 협상 모드 전환 가능성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안심하긴 이르다. 상당수 전문가는 관세 협상 불확실성, 정국 불안,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당분간 외환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 때도 (초반 긍정적이었던) 미ㆍ중 협상 테이블이 한순간 엎어지면서 석 달 동안 환율이 뛰었다(원화값은 하락)”며 “이번에도 미·중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달러 대비 원화값은 단기간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면서도 “미·중 간 관세 협상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국내 정치적 불안과 경기 침체 등이 여전해 원화값이 달러당 1300원대에 안착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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