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진격의 K방산 1분기 매출 첫 8조원 돌파…수주 잔고는 10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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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위산업 4사가 무기 해외 수출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합산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중동 사막을 달리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잇따른 무기 수출 성과로 국내 방위산업 4사의 1분기이 총 8조원을 돌파,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의 수주 잔고 역시 1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출 지역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실적 발표를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원(KAI)에 이어 이달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로템·LIG넥스원도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방산 4개사의 지난 1분기 합산 매출이 8조264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지 1개 분기 만에 분기 매출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4개사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8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971억원)의 4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각사 실적을 끌어올린 건 무기 수출이었다. 동유럽에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5조484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었고, 영업이익(5608억원)은 3068% 늘었다. KAI는 국내 사업 부진으로 매출(6993억원)과 영업이익(46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2.5% 줄었지만, 폴란드·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한 FA-50 완제기 사업 매출은 88.9% 늘어난 1711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에 대한 기대도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매출 1조2766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7%, 319.2% 늘어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 계약을 맺은 현대로템은 올해까지 1차 계약분(180대)을 모두 납품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영업이익(648억원)이 3.3% 줄지만, 매출(8042억원)은 5.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미사일 요격 체계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잡힐 예정이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지난달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SITDEF)'에서 KAI 부스를 방문한 관계자에게 전시 기종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K방산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진다. 방산업계가 최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산 4사의 수주 잔고는 94조9000억원에 달해 3~5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캐나다와 중남미,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원팀’을 이뤄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캐나다 방송 매체 C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기동력을 갖춘 무기가 현대 군에 필수”라고 보도하면서 한국의 K9 자주포 등 한국 방산 기술력을 조명했다. 현대로템은 페루에 K2 전차 수출을 추진하고 있고, KAI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첫 수출을 위해 사우디·UAE·필리핀 등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산 기업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록 유럽 등 방산 선진국 기업들과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레오파르트 전차로 유명한 독일(라인메탈)과 라팔 전투기를 개발한 프랑스(다쏘), 영국(BAE시스템)과 이탈리아(레오나르도)까지 유럽엔 시장을 주름잡는 대형 방산업체가 즐비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8000억 유로(약 1260조 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1500억 유로(약 235조원)는 유럽산 무기 구매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무기 지원 자금의 80%가 해외로 간다면 유럽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유럽의 방위산업 기반을 작동시키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역별 맞춤형으로 수출 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한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폴란드 시장 진출 이후 K방산의 우수성이 유럽에 알려지자 기존 유럽 방산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라며 “유럽엔 빠른 납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아프리카·중남미엔 현지 인프라 투자를 제안하는 등 지역별 전략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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