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의약품 관세도 초읽기...韓기업 "예의주시" "재고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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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에도 트럼프 관세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의약품 제조 촉진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의약품 수입 관련 관세를 2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그는 의약품 가격 관련해서도 “다음 주에 큰 발표를 하겠다”라며 “다른 나라들이 의약품 가격에 있어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관세율과 시기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거의 없다”라면서도 “트럼프가 계획을 강행한다면, 미국은 2000억 달러(약 278조원) 이상의 처방약을 수입하고 있는 만큼 제약업계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약·바이오 관세 꺼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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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올해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의약품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일라이 릴리, 머크(MSD),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 애브비,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를 위한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며 대책을 준비해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수출 물량이 많은 신약 개발사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 트럼프 관세 영향권에 들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약품 규모는 39억8000만달러(약 5조53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국내 인천 송도에 생산시설을 두고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20곳 중 17곳에 의약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매출 비중이 25.8%로 유럽(65.2%) 다음으로 높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원재료(DS) 위주로 위탁개발 생산하는 업체라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료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돼도 최종 약값의 10% 미만(신약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고객사가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작다”라고 밝혔다. 고객사 측에서 판매 인상으로 관세 효과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단 얘기다. 또 대부분 항암제나 만성질환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 품목에 비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것이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국내 증설이 가장 효율적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존 림 대표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미국 생산시설 인수를 위해 10개 정도를 들여다봤지만 많은 공장이 노후화해 적합하지 않다”라며 “계속 인수 대상을 알아보고는 있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짐펜트라·램시마 등을 미국·유럽 등에 수출한다. 그러나 지난 2월 홈페이지 공지로 미국서 판매 중인 제품을 현지에서 장기간 조달할 수 있도록 재고를 미리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일단 미국에 보내둔 9개월분 재고품으로 영업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원료의약품 위주로 수출하고, 현지 파트너를 통해 제조·공급하는 방식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상반기까지 미국 내 생산기지 투자에 관한 결정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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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품 관련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주 무대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수년 전부터 캐나다 외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시설에서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고, 6개월분의 의약품 재고도 미국 내에 확보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관세피해 지원센터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 4일 미국 정부에 “한미 간 의약품 무역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이라며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는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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