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시원한 춘천 별미 막국수 체험하며 이른 더위 날려요

본문

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이른 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막국수 만들기 체험을 추천합니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에 가다 

강원도는 예로부터 메밀 수확량이 많은 곳으로 춘천 태생인 김유정 작가 소설을 보면 관련 구절이 종종 등장한다. 그의 소설 『산골 나그네』에는 “금시로 날을 받아서 대례를 치렀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누른다. 잔치 보러 온 아낙네들은 국수 그릇을 얼른 받아서 후룩후룩 들이마시며 색시 잘났다고 추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표현한 '국수를 누른다'가 막국수를 의미한다. 금방 눌러 막 먹는 국수라는 의미를 담은 막국수는 오늘날에는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레시피로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는 음식이 됐다.

17466527932114.jpg

2006년 8월 춘천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막국수를 중심으로 지역 먹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문 연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전경.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춘천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막국수를 중심으로 지역 먹거리 문화를 알리고, 전통의 가치를 세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2006년 8월에 문 열었다. 외관 역시 국수를 삶는 가마솥과 막국수 뽑는 틀을 형상화한 것. 막국수와 메밀에 대한 정보는 물론 막국수를 만들 수 있는 체험장도 갖춰 한 해 3만여 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최진숙 해설사가 소개했다.

1층에는 메밀 역사와 효능 그리고 맷돌과 체·국수틀 등 막국수를 만드는 옛 도구 등이 전시됐다. "막국수는 메밀로 만든 음식인데 메밀국수가 아니라 왜 막국수란 이름이 붙었을까요?"라고 최 해설사가 질문하자 정하은 학생기자가 “막 만든 국수라는 의미 아닐까요?”라고 추측했다. “막국수 이름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없지만 하은 학생기자 말처럼 '국수를 바로 뽑아서 금방 만든 국수'라는 설이 있어요. 왜냐하면 메밀은 글루텐 성분이 없어서 반죽하기 어렵고 딱딱하게 굳는 성질과 뚝뚝 끊어지는 특성 때문에 반죽 후 바로 뽑아 먹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막'이 조리의 특성을 담은 바로 먹는 국수라는 의미가 붙은 거죠. 또 거창한 재료 없이 메밀로 '막' 만든 국수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지금은 양념이랑 채소 등을 곁들여 먹지만 예전에는 동치미 국물만 부어 먹었다고 하거든요.”

17466527933701.jpg

최진숙(맨 오른쪽) 해설사가 메밀을 주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이시온·전상윤·정하은(왼쪽부터) 학생기자에게 소개했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와 냉면은 비슷한 생김새지만 전혀 다른 맛과 식감이 느껴진다. 냉면 면발의 경우 메밀에 감자 전분이나 고구마 전분을 넣어 반죽해 막국수보다 식감이 더 쫀득하고 찰지다. 메밀 성분이 더 높은 막국수 면발은 냉면보다 끈기가 부족하고 뚝뚝 끊어지지만, 맛은 더 고소하고 담백한 편이다. 우리나라 문헌에 메밀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의 고종 때 쓰인 책 『향약구급방』으로 알려졌다. 승려들이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사찰에서 팔았다는 기록이 적혀 그 이전부터 메밀을 재배해 먹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또 조선 후기 농학 가문의 문신인 서명응이 집필한 전통 생활 기술집 『고사십이집』에는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든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만든다고 나오는데, 이를 통해 조선시대 서민들이 메밀국수를 즐겨 먹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태종실록』에는 작물이 말라 죽자 밭을 갈아엎고 메밀을 심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정조실록』에는 구황작물로는 메밀이 토란이나 고구마보다 낫다고 평가한 내용도 있다.

1746652793536.jpg

메밀가루를 반죽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손가락에 힘을 주어 가루가 남지 않게 골고루 섞어야 한다.

메밀은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서 화산섬이라 농사짓기 어려운 제주도, 고원지대인 강원도에서도 생산하기 쉬운 작물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밀을 생산하는 곳은 제주도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수확량 중 절반 이상인 1703톤을 차지했다. 강원도는 435톤으로 그 뒤를 잇는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메밀밭을 묘사한 구절이 나온다. 그만큼 메밀은 강원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곡물이었고, 이를 주재료로 한 막국수는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별미였던 셈이다. 막국수로 유명한 강원도에서는 비빔 막국수와 물 막국수를 특별히 구분하진 않는다. 국수와 동치미 육수를 따로 내줘서 취향대로 부어 먹으면 되는데, 이때 국물을 많이 부으면 물 막국수, 적게 부으면 비빔 막국수가 된다.

17466527937077.jpg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에서는 직접 막국수 반죽부터 제면, 양념장까지 만들 수 있다.

지역별로 양념 등은 차이가 난다. 크게 영동과 영서로 나뉘는데, 동해안을 따라 영동지방 막국수는 해안가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명태 식해를 넣어 영서지방과 차이를 뒀다. 영서지방 막국수는 소금에 절인 오이와 식초와 설탕에 재운 무 그리고 시큼한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새콤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막국수는 새콤달콤한 맛이 점차 강해졌고, 냉면 맛과 비슷해졌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이들이 막국수를 먹었다면, 요즘에는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막국수의 주재료인 메밀에는 루틴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 동맥경화·고혈압·뇌출혈 등을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 메밀은 감자·쌀 등 다른 작물의 녹말보다 소화가 늦어 당뇨병·고지혈증 등에도 좋다.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과 칼륨·엽산·마그네슘·섬유질을 비롯해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해 변비·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17466527938566.jpg

매콤한 양념을 얹은 쟁반막국수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2층에는 막국수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막국수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크게 반죽 코스→막국수틀 코스→시식 코스로 나뉘어 관람객이 직접 국산 메밀가루(60%)와 밀가루(30%)·전분(10%)을 혼합한 가루로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면을 뽑을 수 있다. 각자 볼에 담긴 가루를 손가락 힘만을 이용해 섞어 어느 정도 뭉쳐지면, 손바닥으로 꾹꾹 누르면서 반죽 표면을 매끄럽게 해줘야 한다. 반죽이 매끄러워졌다면 반죽을 원기둥 모양으로 만든 뒤 막국수 기계에 넣고 손잡이를 지그시 누르면 면발이 나온다. 막국수틀에서 나온 메밀면은 끓는 물에 2분가량 익힌 후 찬물에 박박 닦는 게 중요한데, 찬물에 면을 비벼줘야 식감이 더 쫄깃해지기 때문이다. 메밀면을 그릇에 옮겨 담은 후 간장과 참기름 베이스의 간장 막국수 또는 매콤한 양념을 얹은 쟁반막국수 등 취향에 따라 조리해서 먹으면 된다.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17466527940343.jpg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87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