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결국 임시구장 울산으로…타향살이 NC의 머나먼 ‘진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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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한 달 넘게 안전조치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이 툭 놓아버릴까 걱정입니다. 여름은 다가오는데 기약이 없으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어린이날 시리즈였던 5~7일 KT 위즈전을 원정에서 치렀다. 원래는 안방인 창원NC파크에서 3연전을 열 계획이었지만, 구장 안전조치가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지난 2일 수원행이 급히 정해졌다.

NC의 타향살이가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3월 29일 발생한 관객 사망사고 이후 홈구장 사용이 중단된 NC는 한 달 넘게 원정 생활 중이다. 늦어도 5월 초에는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여전히 재개장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사안을 총괄하는 부처는 국토교통부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NC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으로부터 모든 보고를 받는 국토교통부가 재개장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사고 이후 꾸려진 합동대책반은 창원NC파크의 모든 시설을 점검해왔다. 최근에는 사고의 원인이 된 루버 313개를 모두 철거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 NC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지난달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무려 26경기를 연달아 원정으로 치렀다.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기간 NC 선수단이 창원을 들른 적은 단 한 번.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창원으로 향해 각자의 집을 찾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29일이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이라 28일 오후 원정길 버스를 타야 했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NC 구단과 선수들은 쉽게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유족과의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타향살이 신세를 입 밖으로 꺼내기도 어렵다. 창원NC파크 주변 상권에서도 생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크게 힘이 실리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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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경기 내리 원정으로 치르고 있는 NC 선수들. 기약 없는 타향살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결국 NC는 남은 일정이라도 소화할 임시 홈구장을 물색하기로 했다. 어린이날 시리즈 취소가 직격타였다. 예상 재개장 시점으로 잡았던 3연전마저 무산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구단 안팎에서 나왔다. 현재로선 국토교통부가 언제 재개장을 승인할지도 미지수이고, 다른 구단과 협의해 홈경기를 맞바꾸는 임시방편도 한계라고 느껴 울산 문수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택했다. NC 임선남 단장은 7일 통화에서 “합동대책반은 구장 재개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완료했다. 그러나 지난 2일 현장을 찾은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재점검을 지시했다”면서 “추가 조치와 국토교통부 승인이 언제 완료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단은 KBO리그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대체 홈구장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단도 지칠 대로 지쳤다. 서울과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을 계속해 오가면서 알게 모르게 피로도가 쌓였다. 4월 한 달 동안에는 20경기에서 7승 1무 13패로 부진해 분위기까지 가라앉았다. 그나마 5월 들어선 1패 후 5연승을 달린 점이 위안거리다.

NC 이호준 감독은 “최근에는 나조차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놓게 됐다. 선수들은 어떠하겠는가. 일단 임시 거처가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빨리 창원에서 경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NC 주장 박민우 역시 “계속 원정 숙소를 해야 하고, 가족들 보기도 어려워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도 내색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일단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서로 다독이고 있다. 일단 우리가 열심히 뛰어야 어떻게든 다음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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